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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글로 빛나는 오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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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마음35

『나는 나, 엄마는 엄마』 — 엄마 전화를 받기 전에 숨을 고르게 된다면 명절 연휴가 끝나고 나면 친구들 사이에서 꼭 한 번씩 돌아오는 화제가 있습니다. “이번엔 엄마가 또 이런 말을 했다”는 이야기. 저도 명절이나 생일마다 엄마에게 전화를 걸기 전에 숨을 한 번 고르는 버릇이 있습니다. 반갑고 그리운 마음과, 또 무슨 말을 듣게 될지 모른다는 긴장감이 동시에 찾아오기 때문입니다. 전화를 끊고 나면 이상하게 기운이 빠지는데, 그 이유를 정확히 설명할 수가 없었습니다.최근 읽은 『나는 나, 엄마는 엄마』는 이 애매한 감정에 처음으로 이름을 붙여준 책이었습니다. 저자 가토 이쓰코는 1993년부터 오사카시립대학교에서 ‘엄마와 딸’ 워크숍을 열어온 페미니스트 상담가로, 오랫동안 모녀 관계로 상담실을 찾는 여성들을 만나왔습니다. 이 책은 여섯 쌍의 모녀 사례를 통해 딸들이 왜 유독 엄.. 2026. 11. 3.
『사실은, 많이 지쳐 있습니다』, 번아웃은 어느 날 갑자기 오지 않습니다 요즘 '번아웃'이라는 말을 듣지 않는 날이 별로 없습니다. 퇴근길에 괜히 눈물이 핑 돌거나 주말 내내 아무것도 안 했는데 월요일 아침이 더 무겁게 느껴지는 분이라면 아마 공감하실 겁니다. 저도 그런 날들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사실은, 많이 지쳐 있습니다』를 읽으면서 이게 제가 유독 약해서 생기는 일이 아니라는 걸 알게 됐습니다. 30년 넘게 트라우마 치유를 연구한 저자 로라 판 더누트 립스키는 이 상태를 '과부하(Overwhelm)'라고 부릅니다.과부하는 땅거미처럼 조용히 번집니다저자는 과부하가 어느 한순간 터지는 게 아니라고 봅니다. 저널리스트 에번 오스노스가 독재의 등장 과정을 설명한 문장을 가져와 과부하도 똑같은 방식으로 온다고 짚습니다.독재가 한 국가를 지배하는 시점은 정확히 언제일까? 어느 한.. 2026. 10. 31.
『아보카도 심리학』, 아보카도는 살 수 있지만 집은 못 사는 세대에게 "아보카도 좋아하세요?" 이 질문을 받으면 저는 망설임 없이 "네"라고 답할 것 같습니다. 특별히 강한 맛은 없지만 어떤 음식과도 잘 어울리는 과일이니까요. 그런데 『아보카도 심리학』을 읽어보니 이 평범한 질문 뒤에 세대 갈등이 숨어 있었습니다. 저자 정철상은 커리어코칭 전문가로 일하며 만난 20대들의 불안을 아보카도라는 작은 과일에서 시작해 풀어냅니다.아보카도 브런치 논쟁책은 몇 년 전 호주에서 벌어졌던 실제 논쟁을 소개합니다.몇 년 전 호주에서 한 유명 칼럼니스트가 신문에 “청년들이 아보카도 브런치를 매일 먹는 돈만 아껴도 집을 마련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글을 써서 논란이 된 적 있다.저도 이런 말, 어디선가 꼭 들어본 것 같습니다. "커피값만 아끼면", "배달음식만 끊으면" 같은 조언들 말입니다. .. 2026. 10. 30.
나를 위로하는 글쓰기 요즘 주변에서 "모닝 저널링" 한다는 사람이 꽤 늘었습니다. 아침에 눈뜨면 커피 한 잔 옆에 두고 노트에 몇 줄 적는 습관인데, 저도 처음엔 '그게 뭐라고 저렇게들 챙겨서 하나' 싶었습니다. 그런데 《나를 위로하는 글쓰기》를 읽으면서 생각이 조금 바뀌었습니다. 이 책의 저자 셰퍼드 코미나스는 원인을 알 수 없는 편두통에 시달리다 의사에게서 황당한 처방을 받습니다. "규칙적으로 일기를 써보세요." 약도 수술도 아니고 그냥 쓰라니, 저라도 좀 허탈했을 것 같습니다.약보다 일기가 먼저인 이유처음엔 저자도 이 처방을 못마땅해 했습니다. 그런데 의사는 이렇게 설명합니다.당신이 쓸 일기는 책으로 출판하려는 게 아닙니다. 그것은 당신의 인생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으며, 그것에 대해 어떻게 느끼고 생각하는지를 하나.. 2026. 10. 29.
우울증이 '왔다'는 말 — 《오늘 아내에게 우울증이라고 말했다》를 읽고 마음이 많이 힘든 시기에도, 정작 "저 우울증인 것 같아요"라는 말은 입 밖으로 잘 안 나옵니다. 몸이 아프면 바로 병원에 가는데 마음이 아프면 꽤 오래 버텨보다가, 그것도 혼자 끌어안고 버텨보다가 뒤늦게 병원 문을 두드립니다. 김정원 저자의 《오늘 아내에게 우울증이라고 말했다》를 읽으면서 저도 그동안 제 마음 상태를 얼마나 미뤄왔는지 돌아보게 됐습니다.인생 학점이 F라도 되는 듯한 코드책은 저자가 정신과에서 진단 코드를 받는 장면으로 시작합니다. F321, 중등도 우울증. 숫자와 알파벳으로 된 코드일 뿐인데 받아들이는 마음은 다릅니다.인생 학점이 F라도 되는 듯 병명 코드까지 F로 시작한다.이 한 문장에서 이미 많은 게 읽힙니다. 우울증이라는 진단 자체보다, 그 진단을 '낙제'처럼 느끼게 만드는 사회적.. 2026. 10. 23.
『게으름도 습관이다』, 미루는 건 의지가 약해서가 아니라 불안해서였습니다 다이어리 맨 앞 장에 또 새해 계획을 적어놓고 사흘도 못 가 흐지부지된 경험이 저한테도 있습니다. 영어공부를 하려고 책상에 앉았는데 갑자기 먼지 쌓인 모니터가 눈에 들어와서 청소부터 하다 하루를 다 써버린 적도 있고요. 그럴 때마다 "나는 왜 이렇게 게으를까" 하고 스스로를 탓했는데, 정신과 전문의 최명기 저자의 《게으름도 습관이다》를 읽고 나서 그 질문 자체가 잘못됐다는 걸 알게 됐습니다.불안해서 딴짓을 하는 것이었다책은 영어공부를 미루고 책상 정리부터 하게 되는 흔한 장면으로 시작합니다. 중요한 일 앞에서 자꾸 다른 일부터 손대는 이유를 저자는 이렇게 설명합니다.결국 참지 못하고 그 필요 없는 일부터 하느라 정작 중요한 일을 미뤘던 경험, 한 번쯤 있지 않나요? 대체 그때 내가 왜 그랬을까 생각해보면.. 2026. 10.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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