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응형 전체 글133 『괴테가 읽어주는 인생』, "손절"이 유행하는 이유를 괴테는 이미 알고 있었다 요즘 "손절"이라는 말을 참 자주 듣습니다. 안 맞는 사람, 안 맞는 관계는 일찍 끊어 내는 게 낫다는 뜻으로 쓰입니다. 저도 한때 모든 관계는 노력하면 좋아질 수 있다고 믿었다가, 아무리 애써도 어긋나기만 하는 사람을 만나고서 생각이 달라졌습니다. 그런데 이 고민이 아주 오래된 거라는 걸 『괴테가 읽어주는 인생』을 읽으며 알았습니다. 18세기를 산 괴테가 인간관계를 화학 실험처럼 들여다본 잠언들을 모은 책인데, 인간관계뿐 아니라 일과 사랑과 늙어감까지 짧은 문장 하나하나가 꽤 뼈아프게 다가왔습니다.인간관계는 화학이다괴테는 사람 사이의 궁합을 화학 물질의 결합력에 비유합니다.사람들은 때로 친구나 오랜 지인으로 만나 포도주와 물이 뒤섞이듯이 금세 어우러지면서도 서로 상대를 변화시키지는 않는다. 반면에 어떤.. 2026. 10. 17. 『할아버지와 손자의 대화』, 말 없는 손자와 글로 대화하는 법 명절에 모이면 손자나 조카와 무슨 말을 할지 몰라 어색하게 앉아 있다가 헤어진 경험, 다들 한 번쯤은 있으실 겁니다. 요즘 애들은 말이 없다고 서운해하면서도 정작 제가 먼저 무슨 질문을 던져야 할지는 떠올리지 못합니다. 소설가 조정래와 그의 손자 조재면이 함께 쓴 『할아버지와 손자의 대화』는 이 막막함에 구체적인 방법을 하나 던져 줍니다. 말로는 안 되니 글로 대화를 시작했다는 이야기입니다.아들의 상처, 그리고 손자와의 거리책은 조정래 작가가 군대에서 구타를 당해 목 디스크를 얻은 아들 이야기로 시작합니다. 아들은 그 사실을 한참 뒤에야 어머니에게만 털어놓았습니다.보초를 서면서 밤마다 맞았는데, 안 맞으면 잠이 오지 않았다.아버지로서 아무것도 해 주지 못했다는 자책 속에서 그는 복학하는 아들에게 뭐라도 .. 2026. 10. 17. 『습관의 힘』, 담배를 끊은 게 의지력 때문이 아니었던 이유 오늘 아침에 눈을 뜨고 제가 가장 먼저 한 일은 휴대폰을 집어 드는 것이었습니다. 생각해서 결정한 행동이 아니라 몸이 먼저 움직였습니다. 퇴근하고 나서 소파에 눌러앉는 것도, 스트레스를 받으면 매운 음식을 찾는 것도 마찬가지입니다. 매번 "이번엔 바꿔야지" 결심하고 며칠 못 가 포기하면서 저는 제 의지가 약한 탓이라고만 생각해 왔습니다. 그런데 뉴욕타임스 기자 찰스 두히그가 쓴 『습관의 힘』을 읽고 나서는 생각이 조금 달라졌습니다. 의지력이 문제가 아니었습니다. 그동안 저는 제 뇌가 돌아가는 방식을 전혀 모르고 싸워왔습니다.이집트 사막에서 시작된 변화책은 리자 앨런이라는 여성의 이야기로 시작합니다. 리자는 16세부터 담배와 과식에 시달렸고 이혼까지 겪으며 폐인처럼 지냈습니다. 그러다 충동적으로 떠난 카이.. 2026. 10. 17. 『몇 명쯤 안 보고 살아도 괜찮습니다』, 우정도 끝날 수 있다는 걸 말해주는 책 몇 년째 연락을 안 하는데도 가끔 생각나는 사람이 있지 않으신가요. 반대로 매일 연락하지만 만나고 나면 괜히 마음이 무거워지는 관계도 있을 겁니다. 『몇 명쯤 안 보고 살아도 괜찮습니다』는 친구관계 연구로 30년을 보낸 사회학자 젠 예거가 쓴 책입니다. 저자는 설문에 응한 171명 중 68퍼센트가 친구에게 배신당한 경험이 있다고 답했다는 조사 결과를 전하며 우정도 끝날 수 있다는 걸 솔직하게 말합니다. 좋은 친구 이야기만 가득한 책들 사이에서, 이 책은 '놓아도 되는 관계'를 정면으로 다룹니다.평생 가는 우정이라는 신화저자는 결혼이 평생 지속되지 않을 수 있다는 건 많은 사람이 받아들이면서도 우정은 끝나면 안 된다는 이상한 믿음이 퍼져 있다고 지적합니다.친구관계가 끝나거나 실패해서는 안 된다는 낭만적인 .. 2026. 10. 16. 『재정은 어떻게 내 삶을 바꾸는가』, 우리 동네 축제비는 다 어디서 나올까 동네에 갑자기 축제 현수막이 걸리거나, 멀쩡하던 보도블록이 다시 깔리는 걸 본 적 있으신가요. 그때마다 '저 돈은 다 어디서 나오는 걸까' 궁금했다가도 금세 잊어버리게 됩니다. 『재정은 어떻게 내 삶을 바꾸는가』는 바로 그 질문에서 시작하는 책입니다. 좋은예산센터 소장인 저자 김태일은 지방정부가 쓰는 돈, 그러니까 지방재정이 국방이나 외교보다 훨씬 더 우리 일상과 가깝다고 말합니다. 읽으면서 제가 사는 동네 구청이 하는 일을 얼마나 알고 있었나 돌아보게 됐습니다.중앙정부보다 지방정부가 우리 삶에 더 가깝다저자는 국방이나 외교처럼 전국 단위 정책은 중앙정부가, 보육료 전달이나 쓰레기 수거처럼 생활 밀착형 업무는 지방정부가 맡는다고 설명합니다. 그런데 신문 기사로 보면 늘 지방정부 사업이 먼저 논란이 됩니다.. 2026. 10. 16. 『잘 듣는 습관』, 말 잘하는 사람보다 듣기 잘하는 사람이 인기 있는 이유 회식 자리에서 유독 사람들이 몰리는 동료를 본 적 있으신가요? 재미있는 말을 많이 하는 것도 아니고, 자기 이야기를 길게 늘어놓는 것도 아닌데 다들 그 옆자리에 앉고 싶어 합니다. 저는 그게 그냥 '사람이 좋아서'인 줄 알았는데, 『잘 듣는 습관』을 읽으면서 생각이 바뀌었습니다. 저자 우오즈미 리에는 25년간 아나운서로 일하며 수많은 인터뷰를 진행한 사람인데, 그 경험을 통해 말하기보다 듣기가 훨씬 강력한 무기라는 걸 깨달았다고 합니다.듣는 힘을 키우면 인생의 문이 열린다저자가 처음 던지는 질문이 인상적입니다. 일은 잘하는데 승진을 못 하는 사람, 특별한 장점이 없는데 유독 인기가 많은 사람. 그 차이가 어디서 오는지 생각해본 적 있으신가요. 저자는 그 답을 '듣는 힘'이라고 말합니다.다시 말해, 듣는 .. 2026. 10. 16. 『아까 화냈어야 했는데』, 화를 못 내는 건 성격이 아니라 자존감의 문제였습니다 회의 시간에 부당한 지적을 받았을 때는 "네, 알겠습니다"로 넘겼는데, 집에 와서 씻다가 갑자기 분이 치밀어 올라 이불킥을 했던 적 있으신가요? 아까 그 자리에서 할 수 있었던 말들이 뒤늦게 머릿속에 완벽한 문장으로 떠오르는 경험, 저도 참 자주 합니다. 조명국의 『아까 화냈어야 했는데』는 이 익숙한 밤의 이불킥에서 출발하는 책입니다. 책은 이렇게 묻습니다.화를 붙들고 있는 것은 뜨거운 석탄을 손에 쥐고 누군가에게 던지려고 하는 것과 같다. 석탄에 손을 데는 것은 결국 우리 자신이다.화를 참으라는 말은 늘 들어왔습니다. 그런데 평생 화 한번 제대로 내지 못해 끙끙 앓는 사람들을 위한 이야기는 상대적으로 드뭅니다. 이 책은 그 반대쪽, "화내지 못하는 사람"을 위해 쓰였습니다.나는 다이아몬드일까, 돌멩이일.. 2026. 10. 15. 『아마추어』, "전문가가 되어야 한다"는 강박은 어디서 왔을까요 이력서에 자격증 한 줄을 더 채워야 할 것 같고 블로그나 SNS에도 "이 분야 전문가"처럼 보여야 할 것 같은 압박감, 다들 한 번쯤 느껴보셨을 겁니다. 전문가가 아니면 뭔가 뒤처진 사람처럼 느껴지는 시대입니다. 마르크스주의 도시이론가 앤디 메리필드는 『아마추어』에서 이 압박감의 반대편, '아마추어'라는 단어를 다시 꺼내 듭니다.다섯 살에 만난 '전문가'저자는 다섯 살이던 1965년, 자신의 할머니가 도시계획 전문가들의 결정에 따라 살던 동네에서 강제로 이주당한 이야기로 책을 엽니다. 전문가들의 데이터와 계획대로 지어진 새 주거지는 완성되기도 전에 벽이 갈라지고 병원도 상점도 없는 황무지가 되었고 할머니는 몇 년 뒤 그곳에서 숨을 거뒀습니다.이름도 얼굴도 모르는 전문가들이 여기에 붙인 단어는 ‘소외감’ .. 2026. 10. 15. 『삶이란 무엇인가』, 좋아하는 일을 하는데 왜 자꾸 허전할까요 "네가 좋아하는 일을 찾아라", "열정을 따르면 답이 나온다"는 말을 요즘 어디서든 듣습니다. 그런데 정말 좋아하는 일을 찾아서 몰입하고 있는데도, 문득 뭔가 허전하다고 느껴본 적 없으신가요? 저는 퇴근 후 좋아하는 취미에 푹 빠져 있다가도 가끔 "이게 다 무슨 의미가 있지" 싶어지는 순간이 있습니다. 노스캐롤라이나대학교 철학 교수 수전 울프의 『삶이란 무엇인가』는 바로 이 어긋남을 파고드는 책입니다.좋아하는 일을 하면 다 되는 걸까요울프 교수는 먼저 "자신의 열정을 발견하고 추구하라"는, 우리가 가장 흔하게 듣는 조언을 '성취 관점'이라 부르고 분석합니다. 자신이 사랑하는 일에 몰입할 때 우리가 느끼는 감정을 성취감이라 정의합니다.자신이 사랑하는 일을 할 때, 완전히 몰입해 있을 때, 가슴을 뛰게 만드.. 2026. 10. 15. 『조르바를 춤추게 하는 글쓰기』, 마흔다섯에 안정된 삶을 내려놓은 이유 요즘은 누구나 뭔가를 씁니다. SNS에 일상을 올리고 블로그에 생각을 정리하고 메모 앱에 하루를 기록합니다. 저도 이 글을 쓰면서 종종 궁금해집니다. 내가 지금 쓰고 있는 이 글이, 정말 누군가에게 닿는 글일까, 아니면 그냥 제 속을 풀어내는 혼잣말에 그치는 걸까. 그런 고민을 안고 소설가 이윤기의 산문집 『조르바를 춤추게 하는 글쓰기』를 펼쳤습니다. 번역가이자 소설가로 평생을 글과 씨름한 사람의 솔직한 고백이, 생각보다 깊은 위로와 자극을 함께 주었습니다.쓰지 않고는 못 배겨서 쓴 글은 울림이 없다작가는 자신이 써온 글을 돌아보며 뜻밖의 고백을 합니다. 감정이 차올라서 어쩔 수 없이 토해내듯 쓴 글이 오히려 독자에게 아무 감동을 주지 못했다는 겁니다.쓰지 않고는 못 배길 것 같아서 쓴 것들이 있기는 하.. 2026. 10. 14. 『장사는 컨셉이다』, 같은 상권에서도 매출이 갈리는 이유 동네를 걷다 보면 몇 달 전까지 줄이 길게 서 있던 카페가 어느새 "임대" 종이를 붙이고 있는 걸 자주 봅니다. 반면 외진 골목에 있는데도 늘 사람이 붐비는 가게도 있습니다. 같은 동네, 비슷한 상권인데 왜 이렇게 다를까 궁금했던 차에 외식 컨설턴트 정선생이 쓴 『장사는 컨셉이다』를 읽게 됐습니다. 360곳이 넘는 업장을 직접 상담한 저자의 사례들을 읽다 보니 장사의 성패가 생각보다 단순한 데서 갈린다는 걸 알게 됐습니다.하루 8만 원 팔던 카페가 40만 원이 된 이유책에 나오는 W카페는 도로변에 있는데도 1년 가까이 하루 8만 원어치밖에 못 팔던 곳이었습니다. 사장님은 "단골이 적어서"라고 생각했지만 저자가 던진 질문은 달랐습니다.사장님, 그렇다면 스스로 생각하시기에 이 매장의 컨셉은 무엇이라고 생각하.. 2026. 10. 14. 『인생의 무게를 가볍게 하는 심리학』, 거절 못 해서 떠안은 짐은 결국 청구서로 돌아온다 가족 단톡방에 "이번에 아범 사업 때문에 돈이 좀 필요한데"라는 메시지가 뜨면, 많은 분들이 똑같은 고민을 할 겁니다. 거절하면 "의리 없는 사람"이 될 것 같고 받아주면 또 어떻게 될지 모르니까요. 저도 몇 년 전 지인의 보증 부탁을 어물쩍 넘기지 못해 꽤 곤란했던 적이 있습니다. 그때 우연히 읽은 책이 가토 다이조의 『인생의 무게를 가볍게 하는 심리학』이었는데, 제 상황을 너무 정확히 짚어서 놀랐던 기억이 있습니다.싫다고 말하지 못해서 생긴 일들저자는 우리가 겪는 많은 불행이 사실 '미움받는 것에 대한 공포'에서 시작된다고 말합니다. 좋은 사람으로 보이고 싶어서, 혹은 거절했다가 서운해할까 봐 무리한 부탁을 받아들이고 그 결과가 몇 년 뒤 감당 못 할 짐으로 돌아온다는 겁니다.‘미움받는 공포증’을 치.. 2026. 10. 14. 이전 1 2 3 4 ··· 12 다음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