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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학은 어떻게 삶의 무기가 되는가』, 기억하려고 애쓰지 않아도 되는 이유 얼마 전 회사 후배가 "요즘 배운 마케팅 이론이 벌써 옛날 얘기가 된 것 같다"고 하소연하는 걸 들었습니다. 저도 비슷한 생각을 한 적이 많습니다. 대학에서 배운 지식이 사회에 나와 몇 년 지나면 반쯤 쓸모없어지는 느낌 말이죠. 야마구치 슈의 『독학은 어떻게 삶의 무기가 되는가』는 이 불안에서 출발합니다. 저자는 철학과 미술사를 전공했지만 정작 마케팅도, 경영학도, 조직론도 학교에서 배운 적이 없습니다. 전부 독학으로 익혀서 광고 회사와 컨설팅 회사를 거쳐 온 사람입니다. 그가 말하는 독학은 "책을 많이 읽는 법"이 아니라, 아예 다른 종류의 공부 시스템이었습니다.기억하는 것이 목표가 아니다저자는 인간이 인풋한 정보의 90퍼센트 이상을 어차피 잊어버린다고 말합니다. 그렇다면 독학의 목표를 "많이 기억하기.. 2026. 9. 30.
『예의 바른 나쁜 인간』, 옳은 일을 했다고 보상받는 건 아니었습니다 폭스바겐이 배기가스 조작으로 10년 넘게 소비자를 속였다는 사실이 드러났을 때, 회사는 그걸 "당혹스러운 일"이라고 표현했습니다. 사람 관계에서 사소한 실수를 저질렀을 때나 쓸 법한 말이죠. 이든 콜린즈워스의 『예의 바른 나쁜 인간』은 바로 이 지점에서 출발합니다. 출판사 CEO로 일하다 도덕이라는 주제 하나를 붙들고 1년 동안 살인범, 은행가, 내부 고발자, 경호 전문가, 홀로코스트 생존자까지 만나고 다닌 기록입니다. 저자는 명확한 결론을 내리는 대신 "요즘 세상에서 옳고 그름의 기준이 대체 어디로 가고 있는가"라는 질문을 끝까지 붙들고 있습니다.탐욕이 어떤 덕목보다 힘이 세다저자는 이자율 조작 스캔들에 연루됐던 은행가를 인터뷰합니다. 은행가는 부하직원들에게 옳은 가치관을 가르쳤다며 자신에게는 책임이 .. 2026. 9. 30.
『화교 부자수업』, 치명상만 아니면 괜찮다는 계산법 요즘 유튜브나 책 제목에 "부자의 습관"이라는 말이 참 자주 보입니다. 저도 그런 제목에 몇 번이나 홀려서 책을 사본 적이 있는데, 대부분 "아끼고 저축하라"는 뻔한 이야기로 끝나더군요. 그런데 오시로 다이의 『화교 부자수업』은 조금 결이 달랐습니다. 저자는 일본에서 나고 자란 평범한 영업사원이었습니다. 2년을 매달린 끝에 화교 사업가를 스승으로 모시고 1년간 배운 뒤 창업해 아르바이트 직원 한 명과 연매출 10억 원을 찍었다고 합니다. 그가 배운 건 비법이라기보다 우리가 당연하다고 여기던 것들을 뒤집는 사고방식이었습니다.장사의 기본은 사막에서 물을 파는 것저자의 스승은 아오모리산 사과 여섯 개를 고급 오동나무 상자에 담아 중국에 보낸 적이 있습니다. 일본에서 2천 원짜리 사과가 6만 원에 팔렸답니다. .. 2026. 9. 30.
『나를 사랑하는 일에 서툰 당신에게』, 남에게는 관대하면서 나에게만 엄격한 마음에 대하여 친구가 실수했을 때는 "그럴 수도 있지" 하고 넘어가면서 똑같은 실수를 제가 하면 한참을 곱씹곤 합니다. 타인에게는 관대하면서 나 자신에게는 유독 엄격해지는 것, 아마 많은 분들이 공감하실 겁니다. 14년 차 심리상담가 안정현(마음달)이 쓴 『나를 사랑하는 일에 서툰 당신에게』는 바로 이 '기울어진 마음'을 다루는 책입니다. 저자가 실제로 만난 내담자들의 사례를 재구성해서 자존감이 흔들리는 순간들을 하나씩 짚어줍니다.일이 서툴다고 나까지 서툰 건 아닙니다입사한 지 몇 달 안 된 수민은 매주 일요일 저녁마다 두통에 시달립니다. 척척 일을 해내는 상사와 동기들 틈에서 자신감을 잃어가던 참이었습니다. 저자는 실제 통계를 인용합니다.2016년 한국경영자총협회에서 전국 306개 기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신입.. 2026. 9. 29.
『프랑스 여자는 늙지 않는다』, 늙지 않는 게 아니라 당당하게 나이 드는 법 지하철 유리창에 비친 제 얼굴을 보다가 흠칫 놀랄 때가 있습니다. 분명 마음은 몇 년 전 그대로인데 눈가 주름이나 표정은 낯설게 느껴지는 순간이요. 미레유 길리아노의 『프랑스 여자는 늙지 않는다』를 집어 든 것도 그런 날이었습니다. 저자는 예순을 훌쩍 넘긴 프랑스 여성이자 전직 루이비통모에헤네시(LVMH) 임원입니다. 제목만 보면 동안 비법서 같지만 책이 내내 다루는 주제는 나이 드는 것을 대하는 태도입니다.거울부터 제대로 보기노화 대처법의 첫 단계에 저자는 뜻밖에도 '마음가짐'을 놓습니다. 건강, 운동, 성형 같은 항목보다 먼저요.우리는 거울 속에서 현재의 자신을 보지 못하고 흔히 과거의 자신을 본다. 때로는 우리가 되고 싶은 모습이나 생각하는 모습에 사로잡혀 있기도 하다.저도 이 문장에서 뜨끔했습니다.. 2026. 9. 29.
『이탈리아 상인의 위대한 도전』, 사업을 시작할 때 장부에 '모험'을 적어 넣던 사람들 요즘 스타트업 창업자들 사이에서 "모험을 걸었다"는 말을 자주 씁니다. 저도 예전에 이 표현을 들을 때마다 그냥 비유인 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남종국 교수의 『이탈리아 상인의 위대한 도전』을 읽으면서 알게 됐습니다. 이게 비유가 아니라 실제로 천 년 전 상인들이 회계장부에 적어 넣던 계정 이름이었습니다. 중세 이탈리아 상인들은 새 사업을 시작할 때마다 장부에 '벤투라(ventura)' 계정을 열었습니다. 모험, 혹은 행운이라는 뜻입니다. 사업 자체가 늘 벤투라였던 겁니다.이 책은 11세기부터 15세기까지 베네치아, 제노바, 피렌체, 시에나의 상인들이 어떻게 지중해와 유럽을 오가며 오늘날 자본주의의 기틀이 될 상업 기술을 만들어냈는지를 다룹니다. 화려한 성공담이 아니라 정치권력과의 유착과 파산, 돈과 신앙.. 2026. 9. 29.
설득은 말을 꺼내기 전에 이미 시작된다 온라인으로 소파를 고르다가 딱히 이유는 알 수 없는데 유난히 '편안함'이라는 단어에 눈이 가서 결국 가격이 더 비싼 쪽을 고른 적이 있습니다. 저는 원래 가격을 꼼꼼히 따지는 사람인데 말입니다. 로버트 치알디니의 《초전 설득》을 읽으면서 그 이유를 알게 됐습니다. 소파 자체가 아니라 그 소파를 보기 직전 제 눈에 들어온 배경 화면이 문제였습니다. 이 책은 우리가 무언가에 마음을 여는 순간이 사실은 그 순간이 오기 훨씬 전부터 조용히 준비되어 있다는 이야기를 합니다.설득은 말을 시작하기 전에 이미 갈린다치알디니는 3년 동안 자동차 영업사원, 다이렉트 마케터, 자선기금 모금원들의 훈련 프로그램에 직접 참여하면서 최고 실적을 내는 사람들의 공통점을 찾았습니다. 그가 만난 화재경보기 판매왕 짐은 상담을 시작하기.. 2026. 9. 28.
헷갈리면 무죄입니다 - 재심 변호사 박준영이 본 사법 정의 재심을 청구한 사람 가운데 실제로 누명을 벗는 사람은 얼마나 될까요. 대한변호사협회 자료를 보면 2011년부터 2016년 상반기까지 재심 청구자 8,700여 명 중 2,095명이 무죄를 받았다고 합니다. 그런데 이 숫자에는 헌법재판소가 위헌으로 결정한 간통죄, 혼인빙자간음죄 사건까지 섞여 있습니다. 살인 같은 강력 사건에서 국가기관의 개입 없이 재심 무죄를 받은 사례는 손에 꼽을 정도입니다. 박준영 변호사의 『우리들의 변호사』는 바로 그 손에 꼽히는 사례들을 변호했던 기록입니다. 수원 노숙 소녀 살인 사건과 무기수 김신혜 사건, 삼례 나라슈퍼 강도치사 사건, 익산 약촌오거리 택시 기사 살인 사건이요. 박 변호사는 완도의 작은 섬 노화도에서 태어나 국선 변호사로 생계를 이었습니다. 어떻게 재심 전문 변호사.. 2026. 9. 28.
다시 열어보지 않는 메모장에 대하여 — 《아무튼, 메모》 스마트폰 메모장을 열어보면 며칠 전, 몇 달 전에 써놓고 다시 들여다보지 않은 메모가 몇 개나 있으신가요? 저는 한번 세어보다가 그만뒀습니다. 회의 중에 떠오른 아이디어, 친구가 툭 던진 좋은 말 한마디, 나중에 찾아보려고 링크만 걸어둔 기사까지, 저장은 해놓고 다시 열어보지 않은 메모가 훨씬 많았습니다. 정혜윤 작가의 《아무튼, 메모》를 읽으면서 저는 이 책이 메모를 잘 정리하는 법을 알려주는 책이 아니라는 것을 금방 알았습니다. 오히려 메모를 잘 못해서 괴로운 사람의 고백이었고 그 메모가 어디로 가야 하는지를 묻는 이야기였습니다.메모를 못하는 사람의 고백작가는 첫 장에서부터 자신이 메모를 제대로 못하는 사람이라고 털어놓습니다. 좋은 이야기를 들으면 그 순간에 완전히 빠져버려서 펜을 꺼낼 틈이 없다고 .. 2026. 9. 28.
쉰 살에 경차로 바꾸고 알게 된 것들 - 《매운 인생, 달달하게 달달하게》 "우리는 최선을 다했다. 왜 고개를 숙이느냐." 아시아축구연맹 23세 이하 챔피언십 결승에서 진 베트남 선수들에게 박항서 감독이 건넨 말입니다. 경제학자 우석훈은 이 말을 듣고 울었다고 합니다. 최선을 다하라는 말은 수없이 들었지만 고개를 숙이지 말라는 말은 누구에게도 들어본 적이 없었기 때문입니다. 쉰을 앞둔 나이에 저자는 아이의 투병과 함께 인생의 밑바닥을 지나왔습니다. 《매운 인생, 달달하게 달달하게》는 그 시기를 통과하며 쓴 글을 모은 책입니다.아무것도 안 되던 시절, 아홉수둘째 아이가 폐렴으로 반복해 입원하던 시기, 저자는 외부 활동을 모두 접고 아이 곁에 있어야 했습니다. 그런데 그 해에는 정말로 되는 일이 하나도 없었다고 말합니다."그해에는 정말로 되는 일이 하나도 없었다. 크게 생각한 일은.. 2026. 9. 27.
우리는 왜 이렇게 불평등할까 - 딸에게 경제를 설명하는 《작은 자본론》 왜 이렇게 불평등한 일이 많아요? 그리스 재무장관을 지낸 경제학자 야니스 바루파키스는 딸에게 이 질문을 받고 만족스러운 답을 하지 못했다고 고백합니다. 그래서 딸에게 편지를 쓰듯 경제사를 처음부터 다시 풀어낸 책이 《작은 자본론》입니다. 뉴스에서 자산 격차나 양극화 이야기를 들을 때마다 저도 비슷한 질문을 던지곤 했습니다. 왜 어떤 나라는 부유하고 어떤 나라는 가난한가. 왜 같은 사회 안에서도 격차가 이렇게 벌어지는가. 이 책은 그 답을 찾으려고 인류가 농사를 짓기 시작한 순간까지 거슬러 올라갑니다.애버리지니는 왜 영국을 침략하지 않았을까바루파키스는 딸에게 뜻밖의 질문을 던집니다. 영국인은 오스트레일리아에 쳐들어가 애버리지니의 땅을 빼앗았는데, 왜 그 반대는 일어나지 않았을까요."왜 애버리지니 전사들이 .. 2026. 9. 27.
성공한 사람들의 아침엔 무엇이 있을까 - 《타이탄의 도구들》 아침에 눈을 뜨면 가장 먼저 휴대폰을 확인합니다. 밀린 메시지에 답장을 하다 보면 이미 30분이 지나 있습니다. 허둥지둥 씻고 나가면서 오늘 하루도 남한테 끌려다니겠구나 싶은 기분이 듭니다. 저도 그런 아침을 수없이 보냈습니다. 그런데 팀 페리스가 200명이 넘는 세계적인 성과자들을 인터뷰하며 던졌던 질문이 하나 있습니다. "당신들은 아침에 일어나면 뭘 합니까?" 그가 '타이탄'이라 부르는 이 사람들의 답을 모아 엮은 책이 《타이탄의 도구들》입니다. 이 책을 읽으며 저는 제 아침이 얼마나 남의 속도에 맞춰져 있었는지를 새삼 깨달았습니다.잠자리부터 정리하는 이유팀 페리스가 소개하는 첫 번째 의식은 우습게 들릴 만큼 단순합니다. 잠자리를 정리하는 것, 그것도 딱 3분입니다. 오사마 빈 라덴 체포작전을 지휘한.. 2026. 9.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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