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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글로 빛나는 오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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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진 물건의 80%는 사실 안 쓰고 있다면 — 『나는 꼭 필요한 것만 남기기로 했다』 이사 준비를 하다가 박스 개수에 스스로 놀란 적 있으신가요? 아니면 안 입는 옷 때문에 옷장 문이 잘 안 닫혀서 몸으로 밀어본 적은요. 조안 타탐이 쓴 『나는 꼭 필요한 것만 남기기로 했다』에는 이런 대목이 나옵니다. 우리는 하루 대부분의 시간 동안 가진 물건의 20퍼센트만 쓰고 나머지 80퍼센트는 그냥 자리만 지키고 있다고요. 저자도 한때는 월급이 들어오는 족족 옷과 가전제품을 사들이던 사람이었습니다. 그러다 2010년 겨울, 하루에 물건 하나씩 30일 동안 버리는 도전을 시작하면서 조금씩 다른 삶을 살게 됐다고 합니다. 이 책은 그 경험을 21일짜리 프로그램으로 정리한 것인데, 읽는 내내 제 책상 서랍 속 잡동사니들이 자꾸 떠올랐습니다.‘불필요한 것’을 가르는 기준은 물건 개수가 아니다타탐은 책 초반.. 2026. 9. 25.
이유 없이 마음이 가라앉는 밤, 저는 낯선 방 하나를 떠올립니다 분명 나쁘지 않은 하루였는데 설거지를 마치고 소파에 앉으면 괜히 마음이 내려앉는 밤이 있습니다. 딱히 슬픈 일도, 화날 일도 없었는데 말이죠. 그런 밤마다 저는 『아무튼, 게스트하우스』를 꺼내 듭니다. 약사이자 두 아이 아빠인 저자 장성민이 지난 20여 년간 세계 곳곳의 게스트하우스에서 만난 사람들과 순간들을 담은 에세이입니다. 근사한 여행 자랑 대신 낯선 침대에 누워서야 비로소 보이는 자기 자신에 대한 이야기라서 자꾸 손이 갑니다.이유 없는 우울, 도망칠 곳 하나책은 아무 이유 없이 우울이 찾아오는 밤에서 시작합니다. 아이를 재우고 아내와 맥주 한잔하고 돌아보면 부족할 것 없는 하루였는데도 저자는 이상하게 가라앉습니다. 화가 날 이유도 슬퍼할 이유도 찾지 못해 더 답답한 그 감정을 그는 이렇게 적습니다.. 2026. 9. 25.
매출은 늘었는데 왜 오히려 손해였을까 이번 달 목표 실적은 다 채웠는데 팀장님 표정이 밝지 않았던 적, 있으신가요? 저도 예전 회사에서 비슷한 순간을 겪었습니다. 분명 매출은 늘었는데 왜 칭찬을 못 받는 건지, 한참 지나서야 이유를 알았습니다. 매출과 이익은 전혀 다른 숫자였습니다.『세상에서 가장 쉬운 회계학』은 이 지점을 짚어주는 책입니다. 국세조사관 출신 저자 구보 유키야는 영업사원 하지메가 상사에게 혼나며 회계를 익혀가는 이야기로 풀어냈습니다. 차변, 대변 같은 용어는 등장하지 않아 숫자에 약한 사람도 부담 없이 읽을 수 있습니다.매출을 늘렸는데 왜 야단을 맞았을까하지메는 단골 거래처가 100개를 주문하겠다고 하자 선뜻 10% 할인을 해줍니다. 매출액만 놓고 보면 10만 엔이 늘었으니 잘한 일이라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다나카 부장은 다.. 2026. 9. 25.
'착한 남자'인 나도 몰랐던 것 — 『맨박스』가 건네는 질문 "남자답게 좀 굴어." 이 말, 살면서 한 번쯤 들어보거나 써본 적 있을 겁니다. 저도 어릴 때 넘어져 울면 이 말을 들었고 커서는 후배나 조카에게 비슷한 말을 쓴 적이 있습니다. 반가정폭력 운동가 토니 포터는 이 말의 뿌리를 '맨박스'라고 부르고 거기 갇힌 남자들의 이야기를 책 한 권에 풀어놓습니다.『맨박스: 남자다움에 갇힌 남자들』이 특이한 건, 저자가 '나쁜 남자'가 아니라 자신을 포함한 '착한 남자'들에게 말을 건다는 점입니다.맨박스, 이름 붙여진 감옥'맨박스'는 남자아이가 자라면서 은연중에 배우는 규칙들의 총합입니다. 울면 안 된다, 도움을 청하면 안 된다, 여자보다 약해 보이면 안 된다 같은 것들이요. 누구도 대놓고 가르치지 않지만 다들 자연스럽게 따라 합니다.사회적으로 강요된 남성성 규범인 .. 2026. 9. 24.
불편한 사람과 일해야 한다면, 먼저 나 자신부터 들여다보기 직장 동료 중에 유독 마음이 안 맞는 사람이 있지 않으신가요. 회의 때마다 말이 겉돌고 메신저에 짧은 답장 하나 보낼 때도 괜히 신경이 쓰이는 사람. 저도 그런 얼굴이 하나 떠오릅니다.『오늘도 불편한 사람과 일해야 하는 당신을 위한 책』을 쓴 야마사키 히로미는 13년 동안 커뮤니케이션 코치로 일하며 이런 고민을 수없이 들어왔다고 합니다. 그가 가장 먼저 꺼내는 이야기부터 마음이 놓였습니다. 열 명이 모인 팀이라면 나와 잘 맞는 사람도, 안 맞는 사람도 일정 비율로 섞여 있는 게 원래 자연스럽다더군요.불편한 사람은 어디에나 있다사람 사이의 궁합을 저자는 하나의 비율로 정리합니다.일반적으로, 자신과 마음이 맞는 사람이 20퍼센트, 그저 그런 사람이 60퍼센트, 마음이 맞지 않는 사람이 20퍼센트 정도다. 어.. 2026. 9. 24.
『빚, 정리의 기술』, 대출금만 빚이라고 생각했다면 이 책부터 읽어야 합니다 월급날 통장에 돈이 들어왔다가 며칠 만에 카드값으로 다 빠져나가는 걸 보신 적 있나요. 저도 매달 이 패턴을 반복하면서 "분명 이번 달엔 아낀 것 같은데" 하고 고개를 갸웃거린 적이 많습니다. 그런데 공인회계사 손봉석 작가의 『빚, 정리의 기술』을 읽고 나서야 알았습니다. 제가 이상하다고 느낀 그 돈은 어디로 사라진 게 아니라, 애초에 제 돈이 아니었던 거였습니다. 이미 빚으로 잡혀 있던 돈이 제자리를 찾아간 것뿐이었죠.이 책은 자극적인 재테크 비법을 다루지 않습니다. 회계사로 수많은 기업과 개인의 재무 상태를 살펴본 저자가 빚을 회계적으로 정직하게 들여다보자고 제안하는 책에 가깝습니다.대출금만 빚이 아닙니다저자는 가장 먼저 우리가 빚을 너무 좁게 정의한다고 지적합니다. 은행 대출이 없으면 빚이 없다고 .. 2026. 9. 24.
『먹고사는 게 전부가 아닌 날도 있어서』, 부캐가 유행어가 되기 전 이미 여러 이름으로 살아온 사람 요즘 자기소개서나 SNS 프로필에 직함 하나만 적어놓는 사람은 드물다. 회사원이면서 밤에는 그림을 그린다. 프리랜서로 일하면서 낮에는 유튜브 채널을 운영한다. 본업 하나로는 어딘가 불안하다는 감각이 시대의 공기처럼 퍼져 있다. 2026년 한국의 노동시장은 여기에 아예 이름까지 붙였다. N잡, 부캐 이코노미. 그런데 이 말이 유행하기 훨씬 전부터, 이미 방송 작가였다가 번역가가 되었다가 또 어느 날 글 쓰는 사람이 되어가던 사람이 있었다. 노지양의 에세이 『먹고사는 게 전부가 아닌 날도 있어서』는 그렇게 여러 개의 이름을 오가며 살아온 기록이다.번역가는 그림자다저자는 14년 넘게 번역가로 일하며 80여 권의 책을 우리말로 옮겼다. 그런데도 이 직업을 조금도 화려하게 그리지 않는다.사실 번역으로는 자리를 잡.. 2026. 9. 23.
『무례한 시대를 품위 있게 건너는 법』, 지하철에서 가슴을 맞고도 아무 말 못 하는 이유 출근길 지하철에서 문이 열리자마자 뒤에서 어깨를 세게 밀고 나가는 사람을 만난 적, 다들 한 번쯤 있으실 겁니다. 그 순간엔 화가 나다가도 "요즘 다들 그렇지 뭐" 하고 넘어가곤 합니다. 독일 저널리스트 악셀 하케의 『무례한 시대를 품위 있게 건너는 법』(쌤앤파커스)을 읽으면서 저는 그 "다들 그렇지 뭐"라는 한마디가 얼마나 많은 걸 덮어버리는지 생각했습니다."먼저 내리면 타라고!" — 우리가 매일 지나치는 것이 책의 한국어판에는 변호사 김예원 씨가 쓴 발문이 실려 있는데, 거기 나온 장면 하나가 오래 남았습니다. 출근길 지하철 플랫폼에서 벌어진 일입니다.이건 명백히 폭행이다. 주변을 살피니 CCTV가 보인다. 빨리 증거를 확보하면 형사 고소도 가능할 것이다. 하지만 지하철 안은 고요했고 내 앞에 섰던 .. 2026. 9. 23.
『지적 생활 습관』, 알고리즘이 대신 생각해주는 시대에 다시 읽는 노(老) 지성의 습관론 요즘 온라인에서 "에코챔버"라는 말이 자주 눈에 띈다. 나와 생각이 비슷한 사람들끼리만 모여 서로의 의견을 되풀이해 듣다 보니, 어느새 그게 세상 전체의 생각인 줄 착각하게 되는 현상이다. 알고리즘이 내 취향에 맞는 글과 영상만 골라다 주니, 굳이 다른 의견을 찾아 나설 필요도 없어졌다. 편하긴 한데, 가끔은 이런 생각이 든다. 지금 생각을 하고 있는 걸까, 아니면 누군가 정리해준 생각을 그냥 받아 삼키고 있는 걸까.이 질문에 대한 답을 뜻밖에도 1923년생 일본 노학자의 책에서 발견했다. 도야마 시게히코의 『지적 생활 습관』이다. 95세 넘도록 글을 쓴 이 사람은 SNS도 모르고 살았을 것이다. 하지만 그가 평생 붙들고 있던 질문 — 정보를 어떻게 받아들이고, 어떻게 걸러내고, 어떻게 내 것으로 만들 .. 2026. 9. 23.
『에니어그램의 영적인 지혜』, "너 완전 극T야"로 끝내기엔 아까운 이야기 요즘 SNS에서는 다들 자기를 몇 글자로 요약한다. 테토남, 테토녀, 극T. 처음 만난 사람의 성격을 궁금해하기 전에 "너 T야 F야"부터 묻는 게 자연스러워졌다. 편하긴 하다. 몇 마디로 서로를 파악한 기분이 드니까. 그런데 가끔 이상한 순간이 온다. "너 완전 극T네"라는 말을 듣고 괜히 억울해지는 순간. 나는 그 네 글자보다는 복잡한 사람이라는 걸 스스로는 알고 있으니까. 산드라 마이트리가 쓴 『에니어그램의 영적인 지혜』도 비슷한 물음에서 출발한 책이다. 다만 마이트리가 다루는 유형론은 MBTI보다 훨씬 오래됐고 목적도 다르다. 성격에 이름표를 붙이자는 게 아니라, 왜 지금의 성격을 갖게 됐는지, 그 아래 무엇이 숨어 있는지를 보자는 쪽이다.성격은 사실 감옥이다저자는 서문에서 탈옥한 금속공 이야기로.. 2026. 9. 22.
『엄마의 언어로 세상을 본다면』, 엄마들은 왜 늘 아이에게 미안하다고 말할까 이번 주 금요일이 추석입니다. 부모님 댁에 가는 분도, 가족을 맞이하는 분도 계실 텐데, 저는 연휴 전에 이현미 기자의 『엄마의 언어로 세상을 본다면』(부키)을 읽었습니다. 《세계일보》에 연재한 「엄마도 처음이야」를 일부 토대로 한 육아 에세이인데, 읽다 보니 엄마와 딸, 아내와 며느리라는 자리의 기록에 가까웠습니다.엄마라면 그래야 하는데, 이상하네저자는 출산 직후 미혼인 지인에게 "정말 눈에 넣어도 안 아플 정도로 아이가 예뻐 보여?"라는 질문을 받고 고개를 갸웃했다고 씁니다. 그때는 '엄마라면 그래야 하는데 이상하네' 싶었고 애정이 쌓인 뒤에야 같은 질문에 곧바로 그렇다고 답할 수 있었다고 합니다. 그러면서 모성을 이렇게 나눠 봅니다.내가 생각하는 모성은 시간과 함께 깊어지는 애정이지만 사회에서는 모.. 2026. 9. 22.
『가짜감정』, "럭키비키"를 외칠수록 헛헛해지는 이유 오늘도 인스타그램 어딘가엔 "럭키비키!"가 넘쳐난다. 지하철을 놓쳐도, 상사에게 혼나도, 심지어 계획이 다 어긋나도 "이것도 결국 나를 위한 일"이라며 웃는 문장들. 원영적사고라 불리는 이 태도는 얼핏 건강한 자기긍정처럼 보인다. 그런데 그렇게 열심히 긍정을 외치고 돌아선 자리에서 마음이 더 헛헛해진다는 사람들이 있다. 30여 년간 부부와 개인을 상담해온 김용태 저자의 『가짜감정』을 읽다 보면, 이 헛헛함의 정체에 대한 실마리를 만나게 된다. 이 책은 SNS 트렌드를 다루지 않는다. 다만 사람이 자기 감정을 어떻게 속이고 그 속임이 어떻게 되돌아오는지를 정밀하게 그려낸다는 점에서, 요즘의 "보여주기식 긍정" 문화를 다시 들여다보게 만든다.안전한 감정으로 위장하는 마음저자는 우리가 느끼는 감정 중 상당수가.. 2026. 9.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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