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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글로 빛나는 오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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웃으면서 할 말 다 하는 사람들은 순서가 다릅니다 지난주 팀 회의에서 있었던 일입니다. 다들 무리라고 생각하는 일정인데도 아무도 먼저 말을 꺼내지 않았습니다. 저도 속으로는 "이건 좀 아닌데" 싶었지만 괜히 분위기 깨는 사람이 될까봐 입을 다물었습니다. 회의실을 나오면서 옆자리 동료와 눈을 마주쳤는데, 그 친구도 똑같은 표정이었습니다. 집에 와서도 그 장면이 계속 마음에 걸렸습니다. 명절에 어른들 앞에서, 친구들 모임에서 서운한 말을 들었을 때도 비슷합니다. 할 말은 분명히 있는데, 꺼내는 순간 관계가 틀어질까봐 그냥 삼켜버립니다.오수향의 『웃으면서 할 말 다하는 사람들의 비밀』은 이런 분들을 위한 책입니다. 강연과 심리 코칭을 오래 해온 저자는 할 말을 하면서도 관계를 잃지 않는 사람들에게는 타고난 재주가 아니라 심리학에 기초한 대화법이 있다고 말합니.. 2026. 10. 1.
"저 사람은 원래 그래"라는 말, 『사람일까 상황일까』를 읽고 다시 생각하게 됐습니다 얼마 전 회사 단체 채팅방에서 한 동료가 "그 팀장님은 원래 좀 예민한 사람이에요"라고 말했을 때, 저도 모르게 고개를 끄덕이고 있었습니다. 뉴스에 누군가의 이해하기 힘든 행동이 오르내릴 때마다 댓글창에는 "원래 저런 인간이었네" 같은 단정이 줄줄이 달립니다. 최근 사회심리학 고전 『사람일까 상황일까』를 읽고 나서는 제가 사람을 판단해온 방식 자체를 의심하게 됐습니다.존이라는 인물에게 먼저 묻는 것책은 도입부에서 가상의 인물을 등장시켜 독자에게 질문을 던집니다. 회의에 가던 존이 건물 출입구에 쓰러진 사람을 발견하고 도움을 요청받는 장면입니다.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대학 교정을 가로질러 힘차게 걷고 있던 존이 한 건물 출입구에 쓰러져 있는 남자를 우연히 발견하는데 그 남자가 존에게 도움을 요청한다. 존은 .. 2026. 10. 1.
출근길에 끼어든 차 한 대 때문에 — 『100년 뒤 우리는 이 세상에 없어요』 어제 아침에도 그랬습니다. 출근길 신호 대기 줄에 서 있는데, 옆 차선에서 차 한 대가 깜빡이도 켜지 않은 채 제 앞으로 훅 끼어들었습니다. 저도 모르게 경적을 눌렀고 그 뒤로 몇 분 동안은 운전대를 잡은 손에 계속 힘이 들어가 있었습니다. 사무실에 도착해서도 그 차 생각이 한참 떠나지 않았어요. "아니, 그렇게까지 급했나" 하면서요.돌이켜보면 좀 우스운 일입니다. 그 차가 끼어든 지 5초도 안 돼서 저는 다시 제 갈 길을 갔고 그 운전자가 누구인지 알 길도 없는데, 그 뒤로도 한참 화가 나 있었으니까요. 리처드 칼슨의 『100년 뒤 우리는 이 세상에 없어요』를 읽으면서 가장 먼저 떠오른 장면이 바로 이거였습니다.리처드 칼슨은 전 세계에서 수백만 부가 팔린 『우리는 사소한 것에 목숨을 건다(Don't S.. 2026. 10. 1.
『독학은 어떻게 삶의 무기가 되는가』, 기억하려고 애쓰지 않아도 되는 이유 얼마 전 회사 후배가 "요즘 배운 마케팅 이론이 벌써 옛날 얘기가 된 것 같다"고 하소연하는 걸 들었습니다. 저도 비슷한 생각을 한 적이 많습니다. 대학에서 배운 지식이 사회에 나와 몇 년 지나면 반쯤 쓸모없어지는 느낌 말이죠. 야마구치 슈의 『독학은 어떻게 삶의 무기가 되는가』는 이 불안에서 출발합니다. 저자는 철학과 미술사를 전공했지만 정작 마케팅도, 경영학도, 조직론도 학교에서 배운 적이 없습니다. 전부 독학으로 익혀서 광고 회사와 컨설팅 회사를 거쳐 온 사람입니다. 그가 말하는 독학은 "책을 많이 읽는 법"이 아니라, 아예 다른 종류의 공부 시스템이었습니다.기억하는 것이 목표가 아니다저자는 인간이 인풋한 정보의 90퍼센트 이상을 어차피 잊어버린다고 말합니다. 그렇다면 독학의 목표를 "많이 기억하기.. 2026. 9. 30.
『예의 바른 나쁜 인간』, 옳은 일을 했다고 보상받는 건 아니었습니다 폭스바겐이 배기가스 조작으로 10년 넘게 소비자를 속였다는 사실이 드러났을 때, 회사는 그걸 "당혹스러운 일"이라고 표현했습니다. 사람 관계에서 사소한 실수를 저질렀을 때나 쓸 법한 말이죠. 이든 콜린즈워스의 『예의 바른 나쁜 인간』은 바로 이 지점에서 출발합니다. 출판사 CEO로 일하다 도덕이라는 주제 하나를 붙들고 1년 동안 살인범, 은행가, 내부 고발자, 경호 전문가, 홀로코스트 생존자까지 만나고 다닌 기록입니다. 저자는 명확한 결론을 내리는 대신 "요즘 세상에서 옳고 그름의 기준이 대체 어디로 가고 있는가"라는 질문을 끝까지 붙들고 있습니다.탐욕이 어떤 덕목보다 힘이 세다저자는 이자율 조작 스캔들에 연루됐던 은행가를 인터뷰합니다. 은행가는 부하직원들에게 옳은 가치관을 가르쳤다며 자신에게는 책임이 .. 2026. 9. 30.
『화교 부자수업』, 치명상만 아니면 괜찮다는 계산법 요즘 유튜브나 책 제목에 "부자의 습관"이라는 말이 참 자주 보입니다. 저도 그런 제목에 몇 번이나 홀려서 책을 사본 적이 있는데, 대부분 "아끼고 저축하라"는 뻔한 이야기로 끝나더군요. 그런데 오시로 다이의 『화교 부자수업』은 조금 결이 달랐습니다. 저자는 일본에서 나고 자란 평범한 영업사원이었습니다. 2년을 매달린 끝에 화교 사업가를 스승으로 모시고 1년간 배운 뒤 창업해 아르바이트 직원 한 명과 연매출 10억 원을 찍었다고 합니다. 그가 배운 건 비법이라기보다 우리가 당연하다고 여기던 것들을 뒤집는 사고방식이었습니다.장사의 기본은 사막에서 물을 파는 것저자의 스승은 아오모리산 사과 여섯 개를 고급 오동나무 상자에 담아 중국에 보낸 적이 있습니다. 일본에서 2천 원짜리 사과가 6만 원에 팔렸답니다. .. 2026. 9. 30.
『나를 사랑하는 일에 서툰 당신에게』, 남에게는 관대하면서 나에게만 엄격한 마음에 대하여 친구가 실수했을 때는 "그럴 수도 있지" 하고 넘어가면서 똑같은 실수를 제가 하면 한참을 곱씹곤 합니다. 타인에게는 관대하면서 나 자신에게는 유독 엄격해지는 것, 아마 많은 분들이 공감하실 겁니다. 14년 차 심리상담가 안정현(마음달)이 쓴 『나를 사랑하는 일에 서툰 당신에게』는 바로 이 '기울어진 마음'을 다루는 책입니다. 저자가 실제로 만난 내담자들의 사례를 재구성해서 자존감이 흔들리는 순간들을 하나씩 짚어줍니다.일이 서툴다고 나까지 서툰 건 아닙니다입사한 지 몇 달 안 된 수민은 매주 일요일 저녁마다 두통에 시달립니다. 척척 일을 해내는 상사와 동기들 틈에서 자신감을 잃어가던 참이었습니다. 저자는 실제 통계를 인용합니다.2016년 한국경영자총협회에서 전국 306개 기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신입.. 2026. 9. 29.
『프랑스 여자는 늙지 않는다』, 늙지 않는 게 아니라 당당하게 나이 드는 법 지하철 유리창에 비친 제 얼굴을 보다가 흠칫 놀랄 때가 있습니다. 분명 마음은 몇 년 전 그대로인데 눈가 주름이나 표정은 낯설게 느껴지는 순간이요. 미레유 길리아노의 『프랑스 여자는 늙지 않는다』를 집어 든 것도 그런 날이었습니다. 저자는 예순을 훌쩍 넘긴 프랑스 여성이자 전직 루이비통모에헤네시(LVMH) 임원입니다. 제목만 보면 동안 비법서 같지만 책이 내내 다루는 주제는 나이 드는 것을 대하는 태도입니다.거울부터 제대로 보기노화 대처법의 첫 단계에 저자는 뜻밖에도 '마음가짐'을 놓습니다. 건강, 운동, 성형 같은 항목보다 먼저요.우리는 거울 속에서 현재의 자신을 보지 못하고 흔히 과거의 자신을 본다. 때로는 우리가 되고 싶은 모습이나 생각하는 모습에 사로잡혀 있기도 하다.저도 이 문장에서 뜨끔했습니다.. 2026. 9. 29.
『이탈리아 상인의 위대한 도전』, 사업을 시작할 때 장부에 '모험'을 적어 넣던 사람들 요즘 스타트업 창업자들 사이에서 "모험을 걸었다"는 말을 자주 씁니다. 저도 예전에 이 표현을 들을 때마다 그냥 비유인 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남종국 교수의 『이탈리아 상인의 위대한 도전』을 읽으면서 알게 됐습니다. 이게 비유가 아니라 실제로 천 년 전 상인들이 회계장부에 적어 넣던 계정 이름이었습니다. 중세 이탈리아 상인들은 새 사업을 시작할 때마다 장부에 '벤투라(ventura)' 계정을 열었습니다. 모험, 혹은 행운이라는 뜻입니다. 사업 자체가 늘 벤투라였던 겁니다.이 책은 11세기부터 15세기까지 베네치아, 제노바, 피렌체, 시에나의 상인들이 어떻게 지중해와 유럽을 오가며 오늘날 자본주의의 기틀이 될 상업 기술을 만들어냈는지를 다룹니다. 화려한 성공담이 아니라 정치권력과의 유착과 파산, 돈과 신앙.. 2026. 9. 29.
설득은 말을 꺼내기 전에 이미 시작된다 온라인으로 소파를 고르다가 딱히 이유는 알 수 없는데 유난히 '편안함'이라는 단어에 눈이 가서 결국 가격이 더 비싼 쪽을 고른 적이 있습니다. 저는 원래 가격을 꼼꼼히 따지는 사람인데 말입니다. 로버트 치알디니의 《초전 설득》을 읽으면서 그 이유를 알게 됐습니다. 소파 자체가 아니라 그 소파를 보기 직전 제 눈에 들어온 배경 화면이 문제였습니다. 이 책은 우리가 무언가에 마음을 여는 순간이 사실은 그 순간이 오기 훨씬 전부터 조용히 준비되어 있다는 이야기를 합니다.설득은 말을 시작하기 전에 이미 갈린다치알디니는 3년 동안 자동차 영업사원, 다이렉트 마케터, 자선기금 모금원들의 훈련 프로그램에 직접 참여하면서 최고 실적을 내는 사람들의 공통점을 찾았습니다. 그가 만난 화재경보기 판매왕 짐은 상담을 시작하기.. 2026. 9. 28.
헷갈리면 무죄입니다 - 재심 변호사 박준영이 본 사법 정의 재심을 청구한 사람 가운데 실제로 누명을 벗는 사람은 얼마나 될까요. 대한변호사협회 자료를 보면 2011년부터 2016년 상반기까지 재심 청구자 8,700여 명 중 2,095명이 무죄를 받았다고 합니다. 그런데 이 숫자에는 헌법재판소가 위헌으로 결정한 간통죄, 혼인빙자간음죄 사건까지 섞여 있습니다. 살인 같은 강력 사건에서 국가기관의 개입 없이 재심 무죄를 받은 사례는 손에 꼽을 정도입니다. 박준영 변호사의 『우리들의 변호사』는 바로 그 손에 꼽히는 사례들을 변호했던 기록입니다. 수원 노숙 소녀 살인 사건과 무기수 김신혜 사건, 삼례 나라슈퍼 강도치사 사건, 익산 약촌오거리 택시 기사 살인 사건이요. 박 변호사는 완도의 작은 섬 노화도에서 태어나 국선 변호사로 생계를 이었습니다. 어떻게 재심 전문 변호사.. 2026. 9. 28.
다시 열어보지 않는 메모장에 대하여 — 《아무튼, 메모》 스마트폰 메모장을 열어보면 며칠 전, 몇 달 전에 써놓고 다시 들여다보지 않은 메모가 몇 개나 있으신가요? 저는 한번 세어보다가 그만뒀습니다. 회의 중에 떠오른 아이디어, 친구가 툭 던진 좋은 말 한마디, 나중에 찾아보려고 링크만 걸어둔 기사까지, 저장은 해놓고 다시 열어보지 않은 메모가 훨씬 많았습니다. 정혜윤 작가의 《아무튼, 메모》를 읽으면서 저는 이 책이 메모를 잘 정리하는 법을 알려주는 책이 아니라는 것을 금방 알았습니다. 오히려 메모를 잘 못해서 괴로운 사람의 고백이었고 그 메모가 어디로 가야 하는지를 묻는 이야기였습니다.메모를 못하는 사람의 고백작가는 첫 장에서부터 자신이 메모를 제대로 못하는 사람이라고 털어놓습니다. 좋은 이야기를 들으면 그 순간에 완전히 빠져버려서 펜을 꺼낼 틈이 없다고 .. 2026. 9. 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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