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NS에 뭔가 올리고 나면 저도 모르게 몇 분 간격으로 들여다보게 됩니다. 좋아요가 몇 개 달렸는지, 누가 댓글을 남겼는지가 그날 기분을 은근히 좌우하더라고요. 반응이 적으면 괜히 민망해지고, 많으면 괜찮은 하루처럼 느껴지고요. 돌이켜보면 이게 좀 이상한 일이긴 합니다. 저는 그대로인데, 남이 눌러주는 버튼 하나에 제 기분이 오락가락하는 거니까요. 심리치료사 이노우에 히로유키가 쓴 『내가 찾던 것들은 늘 내 곁에 있었다』를 읽으면서, 제가 왜 자꾸 바깥의 반응에 기대고 있었는지를 좀 다른 눈으로 보게 됐습니다.

세상의 시선에 신경 쓰지 말자, 라는 말이 왜 그렇게 어려울까
저자는 책 초반부터 단호하게 말합니다. 노력이 좋은 것이긴 하지만, 그 노력 때문에 몸과 마음이 무리하게 되는 순간부터는 오히려 해가 된다고요.
애쓰지 않는 인생을 위해서는 가장 먼저 '세상의 시선을 신경 쓰지 않겠다'는 결심을 해야 한다. 회사에서 일 잘하는 사람으로 인정받지 못하면 좀 어떤가? 남들 하는 것만큼만 해도 충분하다.
저도 회사에서든 모임에서든 "저 사람 눈에 나는 어떻게 보일까"를 생각하는 데 생각보다 많은 에너지를 썼던 것 같습니다. 그런데 저자 말대로, 그 시선을 의식하는 걸 그만두는 순간부터 괴로움의 절반은 그냥 사라지는 거였습니다. 애초에 내가 어떻게 보이는지는 내가 통제할 수 있는 영역이 아니었으니까요.
잠시 운이 좋지 않았을 뿐이라는 생각의 힘
저자는 사람들이 스스로를 '행복한 사람'과 '불행한 사람'으로 나눠놓고 자신을 불행한 쪽에 밀어넣는 습관이 있다고 짚습니다. 하지만 모든 인생은 좋은 날과 나쁜 날의 반복일 뿐이라는 겁니다.
예기치 못한 불상사에 휘말렸다면 '지금 잠시 운이 좋지 않았을 뿐이야'라고 편하게 생각하면 된다.
이 대목에서 저자가 알려주는 비장의 무기가 하나 더 있는데, 바로 "난 괜찮아"를 그냥 되뇌는 것입니다. 너무 단순해 보이지만, 저자는 오히려 그게 핵심이라고 말합니다. 문제를 복잡하게 생각할수록 해결책도 복잡해진다는 거죠. 생각해보면 저도 안 좋은 일이 생겼을 때 그 일의 의미를 캐묻느라 더 지친 경우가 많았습니다.
이미 벌어진 일에는 조금 뻔뻔해져도 된다
책에는 연극배우의 인터뷰 한 대목이 인용됩니다. 무대에서 대사를 틀렸을 때 반성은 끝나고 나서 해도 된다는, 무대 위에서 침울해지는 게 오히려 다른 사람들에게 폐가 된다는 말입니다. 저자는 이걸 삶의 태도로 확장합니다.
잘못된 일이 생기면 자신에게 좀 뻔뻔해져야 한다. 이미 벌어진 일에 대해 후회나 자책보다는 그냥 해결책을 찾는 것이 훨씬 낫다.
여기서 뻔뻔해지라는 건 책임을 회피하라는 뜻이 아닙니다. 죄책감에 눌려 아무것도 못 하는 상태에서 벗어나, 수습할 방법을 찾는 쪽으로 에너지를 돌리라는 겁니다. 저도 실수한 날이면 그 실수를 몇 번이나 되감아 보는 버릇이 있었는데, 그 되감기가 사실 문제 해결에는 하나도 도움이 안 됐다는 걸 이 대목에서 인정하게 됐습니다.
삶의 오아시스는 바깥이 아니라 내 안에 있다
책에서 가장 오래 머물렀던 부분은 심리학자 해리 할로의 원숭이 애착 실험 이야기였습니다. 갓 태어난 새끼 원숭이에게 우유병이 달린 철사 인형과, 젖은 안 나오지만 부드러운 천으로 된 인형을 함께 넣어줬더니, 새끼 원숭이는 배고플 때만 철사 인형에게 갔다가 나머지 시간은 거의 다 천 인형 곁에 머물렀다는 실험입니다.
우리는 감촉이 주는 편안함이 사랑의 중요한 변수라는 사실에 놀라지 않았다. 하지만 그것이 생존에 필요한 영양이라는 변수를 뛰어넘을 정도로 강력하리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
저자는 이 실험을 빌려, 사람이 궁극적으로 원하는 건 돈이 아니라 애정이라고 말합니다. SNS의 '좋아요'나 댓글은 할로의 실험에서 철사 인형에 해당할 뿐, 진짜 온기를 주는 건 아니라는 거죠. 그래서 저자가 내놓는 처방은 꽤 소박합니다. 다른 사람이 나를 칭찬해 주지 않는다면, 아침에 거울을 보며 "오늘도 화이팅"이라고, 저녁에는 "오늘도 수고했어"라고 스스로에게 말해주라는 겁니다.
행복이 아니라 '나의' 행복을 찾아야 하는 이유
책의 후반부에서 저자는 사람들이 억울해서 흘리는 눈물에 대해 이야기합니다. 노력했는데 잘 안 됐다며 울먹이는 사람들에게, 저자는 조금 다른 질문을 던집니다.
'행복이란 무엇일까', '성공이란 무엇일까' 이런 식으로 고민하지 말자. 대신 '나만의 행복이란 무엇일까', '나만의 성공이란 무엇일까' 이런 식으로 고민하자.
남들이 정한 성공이나 행복의 기준을 그대로 들고 와서 거기 못 미친다고 괴로워할 필요가 없다는 말입니다. 밤늦게까지 일하지 않고 평일에도 가족과 저녁을 먹는 게 내 행복이라면, 그걸로 충분하다는 거죠. 저도 이 대목을 읽으면서 제가 그동안 "행복"이라는 단어 앞에 제 이름을 붙여본 적이 별로 없었다는 걸 깨달았습니다.
이 책을 덮고 나니, 다음에 SNS 반응이 뜸하거나 누군가 저를 서운하게 할 때 "난 괜찮아"부터 속으로 한 번 말해보게 될 것 같습니다. 이런 분들에게 추천합니다.
- 남의 반응에 따라 기분이 쉽게 오르락내리락하는 분
- 작은 실수 하나를 몇 번이나 되감아 보는 습관이 있는 분
- 성공이나 행복의 기준을 늘 남에게서 빌려오고 있다고 느끼는 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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