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 글로 빛나는 오늘
자기계발

가진 물건의 80%는 사실 안 쓰고 있다면 — 『나는 꼭 필요한 것만 남기기로 했다』

by summaries 2026. 9. 25.
반응형

이사 준비를 하다가 박스 개수에 스스로 놀란 적 있으신가요? 아니면 안 입는 옷 때문에 옷장 문이 잘 안 닫혀서 몸으로 밀어본 적은요. 조안 타탐이 쓴 『나는 꼭 필요한 것만 남기기로 했다』에는 이런 대목이 나옵니다. 우리는 하루 대부분의 시간 동안 가진 물건의 20퍼센트만 쓰고 나머지 80퍼센트는 그냥 자리만 지키고 있다고요. 저자도 한때는 월급이 들어오는 족족 옷과 가전제품을 사들이던 사람이었습니다. 그러다 2010년 겨울, 하루에 물건 하나씩 30일 동안 버리는 도전을 시작하면서 조금씩 다른 삶을 살게 됐다고 합니다. 이 책은 그 경험을 21일짜리 프로그램으로 정리한 것인데, 읽는 내내 제 책상 서랍 속 잡동사니들이 자꾸 떠올랐습니다.

가진 물건의 80%는 사실 안 쓰고 있다면 — 『나는 꼭 필요한 것만 남기기로 했다』 표지

‘불필요한 것’을 가르는 기준은 물건 개수가 아니다

타탐은 책 초반에 매슬로의 욕구 피라미드를 꺼내 듭니다. 생리적 욕구부터 자아실현까지, 우리가 뭔가를 사고 쌓아두는 이유는 이 욕구들 중 하나를 채우기 위해서라는 겁니다. 욕구 자체와 그 욕구를 채우는 방법을 헷갈릴 때 문제가 생깁니다.

내가 강조하고 싶은 건, 욕구와 욕구를 충족시키는 방법은 엄연히 다르다는 것이다.

저자는 어릴 때 자신감이 부족해서 옷장을 옷으로 채우면 사랑받는 기분이 들었다고 고백합니다. 저도 비슷한 경험이 있습니다. 딱히 필요하지 않은 물건을 장바구니에 담을 때, 사실은 물건이 아니라 다른 뭔가를 채우고 싶었던 건 아닌가 싶더군요.

불필요한 건 물건만이 아니다 — 사람과 활동에도 선을 긋는다

이 책이 다른 정리 책과 다른 지점은 여기부터입니다. 타탐은 시간과 에너지를 갉아먹는 관계와 활동도 똑같이 불필요한 것으로 다룹니다. 힘들 때만 연락해서 하소연만 늘어놓는 지인 이야기가 그 예입니다.

미셸(여기서는 가명을 사용했다)은 밤낮 자기 고민이 있을 때만 연락해서는 신세한탄을 늘어놓는다. 내가 힘든 일이 있다는 걸 알아도 절대 안부를 묻는 일이 없다.

저자는 이 관계에 선을 긋기로 하면서 죄책감부터 느꼈다고 합니다. 그럴 만합니다. 옷 한 벌 버리는 것보다 사람과 거리를 두는 일이 훨씬 마음이 쓰이니까요. 그래도 그 선이 결국 자신을 지키는 도구였다는 걸 알게 됩니다.

‘선물 받은 건데’, ‘비싼 건데’ — 우리가 매일 하는 핑계들

옷장이나 서랍을 정리하다 보면 손이 멈추는 순간이 있습니다. 타탐은 그 순간에 등장하는 핑계들을 솔직하게 나열합니다. 선물이니까, 비싸니까, 추억이 담겼으니까. 그중 3년 동안 한 번도 쓰지 않은 핸드백 이야기가 눈에 들어옵니다.

설사 내 취향에 맞았다 해도 실용성이 전혀 없었다. 단지 선물이라는 것뿐 그 핸드백을 갖고 있을 합당한 이유는 없었다.

저도 서랍 한구석에 이런 물건이 몇 개는 있습니다. 준 사람은 이미 그 물건의 존재조차 잊었을 텐데, 저 혼자 죄책감을 떠안고 있었던 거죠.

물건 100개만 남기기, 그건 이 책의 방법이 아니다

미니멀 라이프라고 하면 흔히 물건 100개, 50개로 줄이는 극단적인 방식을 떠올립니다. 타탐은 이 방식에 분명하게 선을 긋습니다. 물건 개수는 삶이 간소한지를 재는 기준으로 삼기에는 너무 모호하다는 겁니다.

물건 개수는 삶의 간소함을 평가하기에는 너무 모호한 기준이다. 이 방법은 내 진짜 욕구를 충분히 반영하지 못한다.

숫자를 채우는 일 자체가 목표가 되면, 정작 자신에게 필요한 게 뭔지는 놓치기 쉽습니다. 저자는 남이 정해놓은 방식이 아니라 자기 방식대로 살고 싶어서 미니멀 라이프를 시작했다고 말합니다.

싼 걸 자주 사는 대신, 좋은 걸 오래 쓰는 쪽으로

물건을 줄인 다음에는 소비하는 방식 자체를 바꿔야 한다고 타탐은 말합니다. 싸구려 물건을 자주 바꿔 사는 것과 좋은 물건 하나를 오래 쓰는 것 중, 실제로 돈이 덜 드는 쪽은 후자라는 겁니다.

질 낮은 물건을 사면 그만큼 더 자주 새 물건으로 바꿔야 한다. 따라서 품질을 우선하는 것이 합리적인 해결책이다.

한꺼번에 옷장을 다 바꿀 필요는 없습니다. 코트 한 벌, 신발 한 켤레부터 시작해도 충분하다는 저자의 말이 현실적으로 다가옵니다.

하나 들어오면 하나 나간다 — 다시 채우지 않는 습관

정리는 한 번으로 끝나지 않습니다. 타탐은 정리를 마친 뒤 다시 물건이 쌓이지 않게 하는 규칙을 제안합니다. 그중 가장 간단하면서도 효과가 큰 건 이겁니다.

하나가 들어오면 하나는 나간다. 물건을 새로 들일 때마다 새 물건은 반드시 전에 있던 물건을 대체해야 한다.

저자는 새로운 습관이 자리 잡으려면 21일이 필요하다고 말합니다. 하루 실천에 실패했다고 자책할 필요는 없습니다. 다시 하루를 추가하면 그만입니다.

되찾은 시간과 공간, 죄책감 없이 누리기

물건과 관계를 정리하고 나면 시간과 공간이 남습니다. 그런데 이 시간을 또 다른 의무나 약속으로 채우면, 애써 만든 여백은 금방 사라집니다. 타탐은 이 여백을 지키는 일도 정리만큼 중요하다고 강조합니다.

이기주의자가 되라! 자신의 필요에 집중하라!

이 문장을 읽으며 뜨끔했습니다. 시간이 좀 생기면 또 뭘로 채울지부터 고민하는 버릇이 있거든요.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도 선택지에 넣어도 된다는 말이 오히려 위안이 됐습니다.

이런 분들에게 추천합니다.

  • 물건은 계속 사는데 왜 늘 부족하게 느껴지는지 궁금한 분
  • 정리를 시작해도 금방 예전으로 돌아가는 분
  • 미니멀 라이프가 궁금하지만 물건 개수를 세는 방식은 부담스러운 분
  • 물건보다 관계나 시간 관리에서부터 정리가 필요하다고 느끼는 분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