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식 자리에서 유독 사람들이 몰리는 동료를 본 적 있으신가요? 재미있는 말을 많이 하는 것도 아니고, 자기 이야기를 길게 늘어놓는 것도 아닌데 다들 그 옆자리에 앉고 싶어 합니다. 저는 그게 그냥 '사람이 좋아서'인 줄 알았는데, 『잘 듣는 습관』을 읽으면서 생각이 바뀌었습니다. 저자 우오즈미 리에는 25년간 아나운서로 일하며 수많은 인터뷰를 진행한 사람인데, 그 경험을 통해 말하기보다 듣기가 훨씬 강력한 무기라는 걸 깨달았다고 합니다.

듣는 힘을 키우면 인생의 문이 열린다
저자가 처음 던지는 질문이 인상적입니다. 일은 잘하는데 승진을 못 하는 사람, 특별한 장점이 없는데 유독 인기가 많은 사람. 그 차이가 어디서 오는지 생각해본 적 있으신가요. 저자는 그 답을 '듣는 힘'이라고 말합니다.
다시 말해, 듣는 힘을 키우면 인생의 문이 한방에 열립니다.
저도 처음엔 이 말이 과장 같았습니다. 그런데 돌이켜보니 제가 편하게 느끼는 사람들은 하나같이 제 말을 끝까지 들어주는 사람들이었습니다. 말을 잘하는 사람보다 더 오래, 더 자주 생각나는 쪽은 늘 그런 사람이었습니다.
같은 질문도 '어떻게' 듣는지에 따라 결과가 달라진다
책에는 업계 최고 실적을 내는 영업사원 이야기가 나옵니다. 저자는 그가 말을 많이 할 줄 알았는데, 실제로는 거의 듣기만 하더랍니다. 반론 한 번 하지 않고 끝까지 들은 뒤에야 조언을 건넸고 결국 저자는 그와 계약했다고 합니다.
똑같이 들어도, ‘어떻게’ 듣는지에 따라 전혀 다른 결과가 나타납니다.
굳은 얼굴로 묻는 질문과 웃는 얼굴로 묻는 질문은 돌아오는 대답의 양부터 다릅니다. 저도 상담이나 면담 자리에서 표정을 조금만 풀었을 뿐인데 상대가 훨씬 많은 이야기를 꺼내는 걸 경험한 적이 있습니다.
머리 좋은 사람이 오히려 잘 못 듣는 이유
잘 못 듣는 사람의 특징이 흥미롭습니다. 상대가 1을 말하면 벌써 10을 이해해버리는 사람, 그래서 끝까지 듣는 걸 못 견디는 사람 이야기입니다.
머리가 좋은 사람은 이해도 빠르기 때문에, 다른 사람의 이야기를 끝까지 듣는 것을 괴로워합니다.
저도 상대가 말하는 중간에 결론을 짐작하고 앞질러 반응한 적이 많습니다. 그런데 돌이켜보면 그럴 때마다 상대의 표정이 살짝 굳었던 것 같습니다. 이해가 빠른 것과 끝까지 들어주는 것은 다른 능력이라는 걸 이 책을 읽고서야 알았습니다.
맞장구 한 번이 대화의 성패를 가른다
저자는 '맞장구'를 듣는 힘의 핵심 기술로 꼽습니다. 별거 아닌 것 같지만 "네, 네, 네"를 반복하거나 "헐!", "진짜?" 같은 과장된 반응을 반복하면 오히려 대화 의욕을 꺾는다고 합니다.
맞장구 한 번에 대화의 성패가 달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저도 제 맞장구 습관을 돌이켜보니 "응응응"을 꽤 반복하고 있었습니다. 나쁜 의도가 없어도 같은 말을 되풀이하면 상대도 모르게 불편함을 느낀다는 대목에서 괜히 뜨끔했습니다.
맞장구 치기 전, 1초만 기다려보기
책에서 가장 실천하기 쉬운 기술은 '1초 기다리기'였습니다. 상대의 말이 끝나는 순간 바로 반응하지 않고 아주 짧게 침묵을 두는 것입니다.
대화에 적절한 공백이 있어야 상대가 마음 편히, 침착하게 이야기할 수 있습니다.
1초가 생각보다 긴 시간이라는 저자의 말에 공감합니다. 막상 해보면 어색할까 걱정했는데, 오히려 상대가 더 편하게 다음 말을 이어가는 걸 느낄 수 있었습니다.
말보다 표정과 자세가 더 많은 걸 전한다
저자는 듣기의 3요소로 맞장구, 질문력과 함께 '태도와 몸짓'을 꼽습니다. 눈을 마주치지 않거나 팔짱을 끼고 듣는 습관이 얼마나 치명적인지 짚어줍니다.
심리학에서는 커뮤니케이션에서 말이 차지하는 비중이 20~30%이고, 나머지 70~80%는 표정이나 목소리 톤, 태도, 몸짓 등 비언어적인 부분이 차지한다고 봅니다.
아무리 좋은 말을 골라도 몸이 상대를 외면하고 있으면 소용없다는 뜻입니다. 생각해보면 저도 스마트폰을 보면서 "응, 듣고 있어"라고 말한 적이 많습니다. 상대는 분명 그걸 알았을 겁니다.
좋은 질문은 그 자리에서 떠오르지 않는다
마지막으로 저자는 '질문력'을 강조합니다. 좋은 질문이 즉흥적으로 나온다고 생각하기 쉬운데, 저자는 정반대로 말합니다.
‘좋은 질문’을 그 자리에서 갑자기 떠올리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입니다. 좋은 질문을 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사전 준비가 필요합니다.
인터뷰 전에 상대의 책과 자료를 꼼꼼히 읽고 가는 사람과 그냥 가는 사람의 결과물은 완전히 다르다는 저자의 경험담이 와닿았습니다. 아무리 가벼운 자리라도 상대에 대해 조금만 미리 생각해두면 대화의 깊이가 달라진다는 뜻으로 읽었습니다.
이런 분들에게 추천합니다.
- 대화만 끝나면 왠지 허전함이 남는 분
- 말을 잘하는 편인데도 관계가 잘 쌓이지 않는다고 느끼는 분
- 회의나 면담에서 상대의 말을 자주 앞질러 끝내버리는 분
- 맞장구나 질문 같은 작은 습관부터 바꿔보고 싶은 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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