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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계발

『습관의 힘』, 담배를 끊은 게 의지력 때문이 아니었던 이유

by summaries 2026. 10.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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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아침에 눈을 뜨고 제가 가장 먼저 한 일은 휴대폰을 집어 드는 것이었습니다. 생각해서 결정한 행동이 아니라 몸이 먼저 움직였습니다. 퇴근하고 나서 소파에 눌러앉는 것도, 스트레스를 받으면 매운 음식을 찾는 것도 마찬가지입니다. 매번 "이번엔 바꿔야지" 결심하고 며칠 못 가 포기하면서 저는 제 의지가 약한 탓이라고만 생각해 왔습니다. 그런데 뉴욕타임스 기자 찰스 두히그가 쓴 『습관의 힘』을 읽고 나서는 생각이 조금 달라졌습니다. 의지력이 문제가 아니었습니다. 그동안 저는 제 뇌가 돌아가는 방식을 전혀 모르고 싸워왔습니다.

습관의 힘 표지

이집트 사막에서 시작된 변화

책은 리자 앨런이라는 여성의 이야기로 시작합니다. 리자는 16세부터 담배와 과식에 시달렸고 이혼까지 겪으며 폐인처럼 지냈습니다. 그러다 충동적으로 떠난 카이로 여행 중 호텔에서 울다가 "뭔가를 바꿔야만 할 것 같았"다고 느낍니다.

지푸라기라도 붙잡고 싶은 심정이었습니다. 뭔가를 바꿔야만 할 것 같았습니다. 적어도 내 뜻대로 할 수 있는 것 하나라도 바꿔야 할 것 같았습니다.

리자는 사막 횡단이라는 목표를 세우고 그걸 해내려면 담배부터 끊어야 한다고 판단합니다. 그런데 신기한 건 담배를 끊은 이후의 변화입니다. 식습관이 바뀌고 운동을 시작하고 저축을 하고 다시 학교에 들어갔습니다. 하나의 습관을 바꾸겠다는 결심이 삶 전체를 바꿔 놓은 겁니다. 두히그는 이걸 ‘핵심 습관’이라고 부릅니다.

뇌는 왜 자꾸 생각을 아끼려 할까

저는 왜 어떤 행동은 매번 의식해서 하고 어떤 행동은 생각할 틈도 없이 저절로 튀어나오는지 궁금했습니다. 책에 따르면 그 답은 뇌의 효율성에 있습니다.

습관이 형성되는 이유는 우리 뇌가 활동을 절약할 방법을 끊임없이 찾기 때문이다. 어떤 자극도 주지 않고 가만히 내버려 두면 뇌는 일상적으로 반복되는 거의 모든 일을 무차별적으로 습관으로 전환시키려고 할 것이다.

이 과정에서 신호, 반복 행동, 보상이라는 세 단계가 반복되면서 ‘습관 고리’가 만들어집니다. 알람이 울리면(신호) 휴대폰을 집어 들고(반복 행동) 잠깐의 안도감을 느끼는(보상) 식입니다. 한번 고리가 완성되면 뇌는 그 구간에서 더 이상 애써 생각하지 않습니다. 1892년에 심리학자 윌리엄 제임스가 남긴 말이 지금도 그대로 통하는 것도 그래서일 겁니다.

우리 삶이 일정한 형태를 띠는 한 우리 삶은 습관 덩어리일 뿐이다

기억을 다 잃은 남자가 알려준 것

책에서 가장 오래 머문 장면은 유진 폴리라는 남자의 이야기였습니다. 바이러스성 뇌염으로 기억을 거의 다 잃어 아들의 이름도 자기 나이도 모르는 사람입니다. 그런데 그는 혼자 동네를 산책하고도 매번 정확히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연구자들이 집 배치도를 그려 보라고 하자 그리지 못했는데, 배가 고프냐고 묻자 곧바로 일어나 부엌 찬장에서 견과류를 꺼내 왔습니다. 전자공학계에서 일했던 유진은 똑같은 컴퓨터를 볼 때마다 매번 처음 보는 것처럼 놀라워했습니다.

정말 대단한데. 내가 전자공학계에 근무할 때는 2미터가 넘는 기계가 둘이나 있어야 했다고!

기억은 사라졌지만 몸에 새겨진 습관은 남아 있었던 겁니다. 뇌에서 습관을 관장하는 기저핵은 전혀 손상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저는 이 대목에서, 제가 애쓰지 않아도 저절로 되는 일들이 실은 전부 이렇게 만들어진 거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나쁜 습관은 사라지지 않는다, 숨어 있을 뿐이다

그렇다면 한번 생긴 나쁜 습관은 영영 못 고치는 걸까요. MIT에서 기저핵 실험을 이끈 앤 그레이비엘의 말이 정직한 답인 것 같습니다.

습관은 결코 완전히 사라지지 않습니다. 우리 뇌 속에 고스란히 저장되는 거죠.

그는 문제는 우리 뇌가 좋은 습관과 나쁜 습관을 구분하지 못한다는 데 있다고 덧붙입니다. 그래서 나쁜 습관도 늘 머릿속 어딘가에 숨어서 적절한 신호와 보상이 주어지기만을 기다린다는 겁니다. 쥐의 습관을 완전히 없앤 뒤에도, 시간이 지나 똑같은 신호를 주면 옛 습관이 그대로 되살아났다는 실험 결과도 함께 나옵니다. 그러니 다이어트에 실패하고 다시 야식을 시킨 날에도, 제가 유독 의지력이 없는 사람이라서가 아니라 원래 그렇게 작동하는 게 뇌라고 생각하니 마음이 조금 편해졌습니다.

신호를 바꾸면 행동이 바뀐다

유진의 아내 비벌리는 전문가도 아니면서 이 원리를 스스로 터득했습니다. 유진이 매번 냉장고를 뒤져 베이컨과 달걀을 찾아 먹는 걸 보고 비벌리는 냉장고에서 베이컨을 치워 버렸습니다. 대신 그가 앉는 의자 옆에 샐러드를 놓아두었습니다. 신호를 바꾸자 반복 행동도 서서히 바뀌었고 유진의 식습관은 눈에 띄게 좋아졌습니다. 습관을 없애려고 애쓸 필요 없이, 신호와 보상 중 하나만 살짝 건드려도 되는 거였습니다. 예전에 소개했던 『지적 생활 습관』에서도 좋은 습관을 만드는 건 결국 환경을 설계하는 일이라는 이야기가 나왔는데, 이 책의 신호-보상 이야기와 맥이 비슷했습니다.

마무리하며

책을 덮고 나니 제가 고치고 싶었던 습관들이 다시 떠올랐습니다. 그 행동 앞에 어떤 신호가 있었는지, 그 뒤에 제가 정말로 원한 보상이 무엇이었는지부터 들여다보면 될 것 같습니다. 의지력으로 밀어붙이려다 매번 지쳤던 분, 똑같은 다짐을 올해도 반복하고 있는 분, 바꾸고 싶은 습관이 있지만 어디서부터 손대야 할지 막막한 분께 이 책을 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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