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실패에도 며칠씩 기분이 가라앉는 날이 있습니다. 반대로 비슷한 일을 겪어도 금세 털고 일어나는 사람도 있습니다. 그 차이가 성격 탓만은 아니라고 KBS 〈운동장 프로젝트〉 제작팀이 쓴 『운동하는 아이가 행복하다』는 말합니다. 다년간 학교체육을 취재한 이들은 그 답을 '회복탄력성'이라는 마음의 근육에서 찾았습니다.

유리공과 고무공
책은 회복탄력성을 설명할 때 두 개의 공을 예로 듭니다.
유리공은 형체를 알아볼 수 없을 만큼 산산조각이 나서 그 파편이 사방으로 튈 것이다. 그렇다면 고무공의 운명은 어떻게 될까? 힘껏 튀어 올라 하늘을 향해 높이 솟구쳤다가 내려와 여러 번 다시 튀어 오를 것이다.
같은 충격을 받아도 유리공처럼 깨지는 사람과 고무공처럼 다시 튀어 오르는 사람이 있다는 겁니다. 저는 이 비유를 보면서 제가 요즘 어느 쪽에 가까운지 돌아보게 됐습니다.
9천 번 실패한 사람의 성공 비결
책은 농구 선수 마이클 조던의 말을 인용합니다.
나는 9,000번 넘게 슛에 실패했다. 거의 300경기에서 패배했다. 26번 나를 믿고 맡겨준 마지막 버저비터를 실패했다. 나는 실패하고, 실패하고, 또 실패했다. 이것이 바로 나의 성공 비결이다.
회복탄력성이 강한 사람은 실패를 안 하는 사람이 아니라, 실패를 쌓고도 계속 슛을 쏘는 사람입니다.
반항하던 소년과 선생님의 약속
영화배우 드웨인 존슨은 고등학생 때 폭력과 절도로 경찰서를 들락거리던 문제아였습니다. 어느 날 교사 전용 화장실에 함부로 들어갔다가 선생님께 혼난 뒤, 다음날 사과하러 갔을 때 들은 말이 그의 인생을 바꿨습니다.
“날 위해 한 가지만 해주겠니?” “네?” “난 네가 미식축구를 해보면 좋을 것 같다.” “미식축구요? 그러죠, 뭐.” “약속하는 거지?” “네, 약속할게요.”
그 한 번의 약속으로 존슨은 미식축구에 빠졌고 성적도 올랐습니다. 훗날 그는 이렇게 말합니다.
선생님은 제 인생에 커다란 영향을 끼쳤고 삶의 방향을 잡도록 도와주셨죠. 선생님과 놀라운 관계를 통해 저는 소중한 것을 배웠습니다. 선생님은 버릇없고 철없는 아이였던 저를 늘 이해하고 감싸주셨죠. 그러면서도 잘못된 길로 빠지지 않도록 방향을 바로잡아주셨어요.
스트레스는 장애가 될 수도, 성장이 될 수도 있다
책은 인성교육 전문가 조벽 교수의 구분을 소개합니다.
스트레스로 무너진 사람들의 경우를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PTSD: Post Traumatic Stress Disorder)', 반대로 스트레스를 통해 더 높은 차원까지 성장한 경우를 '외상 후 스트레스 성장(PTSG: Post Traumatic Stress Growth)'으로 구분한다.
같은 스트레스를 겪어도 어떤 사람은 거기에 눌리고 어떤 사람은 그걸 발판 삼아 올라섭니다. 책은 그 차이를 가르는 훈련이 바로 회복탄력성이라고 설명합니다.
텅 빈 운동장
그런데 우리 교육 현실은 이 마음 근육을 기를 시간을 점점 줄이고 있습니다. 책은 수치를 하나 제시합니다.
캐나다, 독일, 프랑스, 일본 등 체육 분야 주요 선진국의 체육 수업 시간은 전체 수업 중 평균 11.8퍼센트인 데 반해 우리나라는 7퍼센트에 머문다.
특히 여학생들은 더 심각합니다. 학령기 여학생 중 생활체육활동에 전혀 참여하지 않는다는 응답이 73퍼센트에 달했다고 책은 전합니다. 좁은 방구석에서 팔굽혀펴기를 하던 한 고등학생이 "온종일 답답한 교실 감옥에 갇힌 것 같다"고 했다는 대목이 마음에 오래 남았습니다.
마무리
회복탄력성은 타고나는 성격이 아니라 운동처럼 훈련해서 키울 수 있는 근육이라는 게 이 책의 핵심입니다. 스트레스를 다루는 법에 대해서는 예전에 『스트레스의 힘』을 소개한 글에서도 다룬 적이 있습니다. 아이를 키우는 분뿐 아니라, 요즘 작은 일에도 쉽게 무너진다고 느끼는 어른들에게도 한번 권해보고 싶은 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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