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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경영

『장사는 컨셉이다』, 같은 상권에서도 매출이 갈리는 이유

by summaries 2026. 10.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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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네를 걷다 보면 몇 달 전까지 줄이 길게 서 있던 카페가 어느새 "임대" 종이를 붙이고 있는 걸 자주 봅니다. 반면 외진 골목에 있는데도 늘 사람이 붐비는 가게도 있습니다. 같은 동네, 비슷한 상권인데 왜 이렇게 다를까 궁금했던 차에 외식 컨설턴트 정선생이 쓴 『장사는 컨셉이다』를 읽게 됐습니다. 360곳이 넘는 업장을 직접 상담한 저자의 사례들을 읽다 보니 장사의 성패가 생각보다 단순한 데서 갈린다는 걸 알게 됐습니다.

장사는 컨셉이다 표지

하루 8만 원 팔던 카페가 40만 원이 된 이유

책에 나오는 W카페는 도로변에 있는데도 1년 가까이 하루 8만 원어치밖에 못 팔던 곳이었습니다. 사장님은 "단골이 적어서"라고 생각했지만 저자가 던진 질문은 달랐습니다.

사장님, 그렇다면 스스로 생각하시기에 이 매장의 컨셉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사장님은 한 번도 생각해본 적이 없다고 답했습니다. 조명을 밝히고 매장에 맞지 않는 메뉴를 정리하고 사람이 없는 시간대를 노린 할인 배너를 붙이는 것만으로 매출은 한 달 사이에 5배가 됐습니다. 자본은 문제가 아니었습니다. '내가 뭘 팔고 있는가'를 모른 채 장사를 시작한 게 문제였습니다.

컨셉은 광고보다 세다

저자는 컨셉을 이렇게 정의합니다.

컨셉은 우리가 팔려고 하는 제품과 고객이 구매하고 싶은 욕구를 결합시키는 데서 생겨납니다.

건물 3층에 있는데도 줄 서서 사 가는 마카롱 가게 이야기가 나옵니다. 비싼 1층 월세를 감당할 수 없었던 사장님은 대신 아이들을 위한 마카롱 만들기 수업을 함께 열었고 학부모들의 입소문만으로 매일 완판에 조기 마감하는 가게가 됐습니다. 위치의 불리함을 '교육'이라는 컨셉으로 뒤집은 셈입니다.

반려견 사진 한 장이 레스토랑을 살렸다

겨울 한파 속에 오픈해 직원들이 하나둘 그만두던 J업장의 이야기도 인상적이었습니다. 사장님이 승부수로 던진 건 음식 사진이 아니라 반려견 시설 사진이었습니다. 정원에 식탁과 펜스를 설치해 반려견 동반 손님을 받기 시작하자 지역 견주들 사이에서 소문이 퍼지며 손님의 40%가 반려견과 함께 찾는 명소가 됐습니다. 메뉴를 바꾸지 않고도 '누구를 위한 공간인가'만 다시 정의한 결과였습니다.

손님은 무조건 옳다

저자의 단골집 사장님과 나눈 대화도 핵심을 찌릅니다. 노령 인구가 많은 동네에서, 옆집보다 저렴한 국밥을 판 이유를 묻자 사장님은 이렇게 답합니다.

고객이 원하는 제품을 만들고, 고객이 원하는 홍보를 하고, 고객이 원하는 가격에 팔면 되는 거지.

저자는 직접 신제품을 출시하다 1톤 가까운 재고를 떠안았던 자신의 실패도 솔직히 털어놓습니다. 좋은 부위라고 믿고 만든 상품이 '고객이 원하는 것'을 빼놓은 채 기획됐기 때문이었습니다.

지피지기 백전백승입니다. 손님을 알고 컨셉을 정하면 그 장사는 성공할 수밖에 없습니다.

판매 창구를 늘려야 망하지 않는다

족발집인데 동시에 아구찜과 보쌈까지 배달하는 가게 이야기가 나옵니다. 전화기 세 대로 각각 다른 메뉴를 받는 모습을 보며 저자는 이렇게 정리합니다.

모두에게 시간은 똑같이 주어지고, 임대료나 인건비 또한 어차피 발생하는 비용이라면 보다 많은 수익을 올리기 위한 방법을 고안해야 하는 것입니다.

매장 식사, 포장, 배달을 모두 갖춘 가게와 한 가지만 하는 가게는 같은 비용을 쓰면서도 수익이 벌어질 수밖에 없다는 겁니다.

나를 브랜드로 만드는 법

커피 머신보다 노트북 앞에 더 오래 있던 E카페 사장님은 사실 10만 명이 넘는 구독자를 가진 유튜버였습니다. 유튜브 수익이 카페 매출을 넘어선 지 오래였고 그 채널을 보고 온 손님들이 오프라인 매장도 함께 키워주고 있었습니다. 저자는 이걸 이렇게 설명합니다.

우리의 목적은 나만의 마니아를 만들어 나라는 사람 자체를 브랜드화하는 것입니다.

거창한 장비 없이도 자기 일이나 삶을 꾸준히 공유하는 것만으로 충분하다는 말이 요즘 자영업 환경에서 유독 설득력 있게 다가왔습니다.

15초 안에 결정되는 신뢰

마지막으로 다룬 건 MOT(진실의 순간)입니다. 배달이 늦어 화가 나 있던 저자의 집에, 사과와 손 글씨 메모 한 장이 함께 배달되자 화가 금세 풀렸던 일화가 나옵니다.

요식업계에서는 고객 감동과 추후 재방문은 MOT를 통하여 단 15초 만에 판가름 난다고 말합니다.

큰돈을 들이지 않아도 손님과 마주치는 짧은 순간에 어떤 태도를 보이느냐가 재방문을 결정한다는 이야기입니다.

창업을 준비하고 있거나 지금 가게 매출이 정체되어 고민인 분, 그리고 내가 왜 이 일을 하고 있는지 다시 정리해보고 싶은 자영업자 분들에게 이 책을 권하고 싶습니다. 거창한 전략보다, 내 가게의 컨셉을 한 문장으로 설명할 수 있는지부터 돌아보게 만드는 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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