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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글로 빛나는 오늘
경제·경영

매출은 늘었는데 왜 오히려 손해였을까

by summaries 2026. 9.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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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달 목표 실적은 다 채웠는데 팀장님 표정이 밝지 않았던 적, 있으신가요? 저도 예전 회사에서 비슷한 순간을 겪었습니다. 분명 매출은 늘었는데 왜 칭찬을 못 받는 건지, 한참 지나서야 이유를 알았습니다. 매출과 이익은 전혀 다른 숫자였습니다.

『세상에서 가장 쉬운 회계학』은 이 지점을 짚어주는 책입니다. 국세조사관 출신 저자 구보 유키야는 영업사원 하지메가 상사에게 혼나며 회계를 익혀가는 이야기로 풀어냈습니다. 차변, 대변 같은 용어는 등장하지 않아 숫자에 약한 사람도 부담 없이 읽을 수 있습니다.

매출은 늘었는데 왜 오히려 손해였을까 표지

매출을 늘렸는데 왜 야단을 맞았을까

하지메는 단골 거래처가 100개를 주문하겠다고 하자 선뜻 10% 할인을 해줍니다. 매출액만 놓고 보면 10만 엔이 늘었으니 잘한 일이라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다나카 부장은 다시 계산해보라며 야단을 칩니다. 매출원가를 빼고 나면 매출총이익이 오히려 6만 엔이나 줄어 있었습니다.

회사는 이익을 최대화하는 게 경영의 목적이다. 따라서 매출액보다 매출총이익을 염두에 두어야 한다.

저도 "많이 팔았다"는 뿌듯함에 취해 정작 남는 게 얼마인지는 잘 따져보지 않을 때가 많았습니다. 매출은 눈에 잘 띄지만 회사 주머니에 실제로 남는 돈은 그 뒤에 숨은 매출총이익이라는 걸 이 장면에서 새삼 확인했습니다.

반년 뒤에 받는 1,000만 엔은 사실 1,000만 엔이 아니다

하지메는 대형 거래처에서 1,000만 엔짜리 대량 주문을 받지만 대금 지불을 반년 뒤로 미뤄달라는 조건이 붙습니다. 손해 볼 게 없다고 좋아하지만 상사는 금리를 계산해보라고 합니다. 반년 동안 그 돈을 쓰지 못하는 것 자체가 이미 손실이라는 뜻입니다.

금리는 일정 기간 동안 그 돈을 사용할 수 없다는 의미에서 '시간의 값'이라고 말하기도 한다.

카드 할부나 전세 보증금을 늦게 돌려받는 상황을 떠올리면 낯설지 않습니다. 지금 손에 쥔 돈과 나중에 받을 같은 액수의 돈은 절대 같은 가치가 아닙니다. 머리로는 알아도 계산까지 해보는 경우는 드뭅니다.

이익은 통장에 들어 있지 않다

1,000만 엔짜리 계약을 성사시킨 하지메는 거래처의 결산서에서 10억 엔의 이익을 확인하고 안심합니다. 상사는 되묻습니다. 이익이 그렇게 많이 나는데 왜 1,000만 엔조차 못 주고 반년을 미루느냐고요. 이 거래처는 몇 달 뒤 흑자인 채로 기업회생 절차에 들어갑니다.

이익은 원래 눈에 보이지 않아. 실체 없이 늘 매출과 경비의 차액으로만 존재하지.

이익이 났다는 말을 들으면 그 돈이 어딘가 쌓여 있을 거라고 저도 모르게 생각했습니다. 재고와 설비에 돈이 묶여 있으면 장부상 이익과 손에 쥔 현금은 다른 이야기가 된다는 걸 이 회사의 몰락을 지켜보며 알게 됐습니다.

회사마다 계산법이 달라도 되는 회계가 있다

아트상회는 반품이 잦은 상품의 매출을 계산할 때 반품이 일어나기 전부터 평균 반품률만큼 미리 빼서 잡습니다. 법으로 정해진 방식은 아니지만 그래야 그달의 실적을 정확하게 평가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회사가 경영을 관리하기 위한 회계', 이것을 '관리회계'라고 한다.

외부에 내는 자료는 정해진 규칙을 따라야 하지만 내부 평가 방식은 회사 사정에 맞게 정해도 된다는 게 흥미로웠습니다. 저희 팀도 공식 지표와 별개로 팀 안에서만 통하는 기준이 있었던 것 같습니다.

빨리 받고 천천히 갚는 것도 기술이다

현금흐름을 개선하는 방법도 여럿 나옵니다. 매출채권은 최대한 빨리 회수하고 갚아야 할 돈은 최대한 늦게 지불할 것. 재고와 놀고 있는 자산은 줄일 것. 저자가 예전에 다녔던 회사는 이 원칙을 지키려고 월급까지 한 달 늦게 지급했다고 합니다.

현금흐름을 원활하게 만드는 포인트는 빨리 받고 천천히 지불하는 것이다.

개인 살림도 다르지 않습니다. 받을 돈은 미루지 말고 챙기고 낼 돈은 마감일에 맞춰 내는 것만으로도 통장 사정이 꽤 달라지는 걸 경험해보셨을 겁니다.

감으로 회의하지 말고 숫자로 회의하라

세미나 매출이 반토막 난 회사의 회의 장면이 인상 깊었습니다. 직원들은 저마다 아는 정보로 원인을 추측합니다. 모객 방식이 문제다, 경쟁사 일정 때문이다, 강사 평판 때문이다. 결론 없이 의견만 오갑니다.

중요한 것은 결과를 정성적(감각적)이 아닌 정량적(객관적)으로 파악하는 것이다.

각자 아는 것만 가지고 말하면 결론이 안 나는 건 회사 회의든 가족 회의든 똑같습니다. 숫자로 먼저 상황을 맞춰놓고 이야기를 시작해야 한다는 조언이 회계보다 회의 잘하는 법에 더 가깝게 느껴졌습니다.

숫자는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

책 말미에서 저자는 국세청에 들어간 지 1년 만에 아버지가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는 이야기를 털어놓습니다. 아버지는 성실하게 일했지만 경영 지식이 없었습니다. 작은 건설회사는 결국 버티지 못했습니다. 저자가 회계를 공부하고 전하는 일에 매달리는 이유였습니다.

회계에는 모든 비즈니스의 공통 언어인 숫자가 사용된다. 숫자는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

사무실을 멋지게 꾸미고 좋은 차를 몰아도 매출에서 경비를 뺀 것이 이익이라는 사실은 바뀌지 않는다는 말이 이 책에서 가장 오래 남았습니다.

이런 분들에게 추천합니다.

매출은 느는데 통장 사정은 그대로인 자영업자, 회계 용어만 나오면 지루해지는 영업·기획 직장인, 막 팀장을 맡아 예산과 실적을 처음 다뤄보는 사람에게 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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